인생과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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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과 행복
  • 임영호 칼럼
  • 승인 2016.09.2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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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 인문학 노트] 책 속에서 길을 찾다
▲임영호 코레일 상임감사

무엇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까? 꾸뻬씨는 답 한다

행복해요?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은 참 조심스럽다. 특히 여성인 경우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삶이란 고해라고 말한다. 그만큼 사람은 대개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 누구나 언제나 행복한 삶을 원한다.

프랑스의 잘나가는 정신과 의사 꾸뻬씨, 그는다른 사람들보다 더 부러워하는 조건을 가졌음에도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을 만난다. 꾸뻬씨는 이들을 돕기 위한 해결책을 찾으러 특별한 여행을 떠난다.

방학숙제를 하는 학생처럼···.

그러나 이런 계획은 “나 역시 지금의 삶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꾸뻬씨 자신을 위한 여행이기도 하다. 중국의 도심으로, 아프리카의 후진국가로, 세상에서 정신과 의사가 가장 많다는 나라 미국에서, 거리 속에서 부딪치는 사건 속에서 느끼는 행복의 비밀을 수첩 속에 적는다. 무엇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무엇이 불행하게 하는 것인가를 찾는다.

중국은 꾸뻬씨가 선택한 행복여행의 첫 여행지이다. 어릴 적 읽은 한 만화책의 내용을 떠올리며 무엇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느냐의 해답이 그 나라에 있을 것 같았다.

중국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예기치 않은 행운이 생겼다. 자기 좌석인 비좁은 이코노미 클래스보다 안락하고 서비스 좋은 비즈니스 클래스로 바뀌었다. 이코노미 클래스에 손님이 넘쳐나 추가요금을 내지 않고 가격이 두 배나 비싼 좌석으로 옮겨 타게 되었다. 옆에 탄 승객과 달리 처음 타는 비즈니스 클래스에 작은 행복을 느꼈다. 꾸뻬씨의 행복 첫 발견, 수첩에 이렇게 적었다.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행복은 뜻밖에 찾아온다.”

꾸뻬씨가 도착한 중국의 도시는 자기가 사는 나라의 도심과 똑같았다. 유리로 된 현대식 건물이 빽빽이 들어선 거리에서 휴대폰을 귀에 대고 지껄이며 빠른 걸음으로 바쁘게 움직이는 세련되게 옷 입은 사람들과 구름다리 아래 돗자리를 펴고 앉아 있는 한 무리의 여인들이 눈에 띄었다. 웃음기 없이 활보하는 사람들에 비하여 그 여인들은 아주 행복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그들은 다른 나라에서 온 가정부로 일요일이라 갈 곳이 없어서 나와 있는 사람들 이다. 꾸뻬씨는 이 사람들에게 다가가 왜 그리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는지 물었다.

“우리가 행복한 것은 친구와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꾸뻬씨는 수첩에 이렇게 적었다.

“행복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행복한 목록을 하나씩 하나씩 써 나갔다.

아프리카에서는 모험에 가까운 여행을 하였다. 나쁜 정치인이 통치하며 치안이 엉망이고 부패하고 가난한 나라에 갔다. 불행해질 수 있는 이유가 가득한 곳이다. 우리의 독재시절을 연상하는 대목이다. 그곳에 친구인 의사가 살았다. 꾸뻬씨는 한 지역에서 이동하는 중 경찰로 위장한 강도를 만나고 죽음 직전 까지 간다. 다행히 강도 두목이 윗옷에서 삐져나온 작은 수첩에 쓰여 있는 행복 항목을 읽은 후 지갑에 손 하나 대지 않고 풀어 주었다. 그 강도는 그 수첩을 읽고 무엇을 느꼈을까? 꾸뻬씨는 한동안 살아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너무나 행복해 했다.

미국에서 행복에 대한 가장 권위 있는 한 교수를 만났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영장, 가장 많은 노벨상 수상자, 가장 많은 도서관 등 부유하나 정신과 의사가 가장 많은 나라이다.

꾸빼씨는 그 교수와 대화하면서 여러 행복의 요소 중 중요한 한 가지는 사물을 바라보는 사고라고 말했다.

환자들 중에는 돈이나 건강에 대한 걱정도 없고, 가정도 갖고 있으며, 좋은 직업도 갖고 있지만, 무척 불행해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자기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이 처한 상황의 불리한 점만을 본다고 한다. 반이 채워져 있는 병을 보는 사람과, 반이 비워져 있는 병을 바라보는 사람은 행복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 교수도 행복은 삶이 기분 좋은 일들로 가득할 때 찾아오는 것도 있지만 행복은 사물을 보는 관점에도 달려 있다고 했다.

행복은 현재의 선택이다

꾸빼씨는 귀국하기 전 마지막으로 한번 더 중국에 있는 노스님을 만난다. 맨 처음 만났을 때 스님께서 하신 말씀인 「행복을 목표로 여기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한 것」이 무슨 뜻인가를 물었다. 노스님은 이와 같이 답하였다.

“삶에서 목표는 많은 일들을 이루게 하는 원동력이지만 행복은 결코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집과 자동차를 사겠다는 목표처럼 어떤 것을 이루려는 마음은 당신을 삶속에 자리 잡게 하고, 많은 흥미로운 것들을 이룰 수 있게 한다. 하지만 행복은 그런 순서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만일 당신이 행복을 목표로 삼는 다면, 당신은 그것을 놓칠 가능성이 그만큼 많아지는 것이다. ”

진정한 행복은 먼 훗날 달성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것이다. 인간의 마음은 행복을 찾아 늘 과거나 미래로 달려간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자신을 불행하게 여기는 것이다. 행복은 미래의 목표가 아니라, 오히려 현재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이 행복하기로 선택한다면 당신은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복을 목표로 삼으면서 지금 이 순간 행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는다는 것이다.”

고승다운 말씀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새겨두고 싶은 말이다.

아침이면 태양을 볼 수 있고 저녁이면 별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꾸빼씨가 여행과정에서 정리한 행복조건 23가지가 아니더라도 어쩌면 우리는 행복이 무엇인지 이미 알고 있고, 이것을 충분히 가지고 있을게다. 지금 이 순간 나만의 작고 소박한 행복을 찾는다면 지천으로 널려 있을 행복, 동화 같은〈꾸빼씨의 행복여행〉통하여 되새김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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