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는 남이 구어주어야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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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는 남이 구어주어야 맛있다?
  • 윤여정
  • 승인 2019.05.2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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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맛집] 질 좋은 고기... 대전 중구 대사동 ‘대성푸줏간’

까만 피부로 태어나 몸은 다부지게 단단하지만, 청춘을 불사른 속살은 속절없이 하얗게 타다 남겨지고, 내 한 몸 기꺼이 불사르던 추억까지도 재가 되어 뿌려진다. 눈이 올새라 으깨지며 미끄럽지 않은 내 고향 흙이 되어.

아주 오래전이긴 하지만 지금 중년의 세대는 구공탄의 열기로 추운 겨울나기를 경험하며 산업화의 채근에 놀라운 속도를 몸소 실감했던 기억이 있다. 겨울나기의 일등공신이면서 가스중독을 일으키기도 했던 그 연탄의 세월은 이제 고기불판에 깔리어 오늘의 군상들에 웃음과 고소함을 퍼트린다.

연탄불 위에 고기를 구워가며 땅거미가 깔리는 초저녁 모습에 무언가의 그리움도 잠시 잊혀진다.

소싯적에는 고기 굽는 일이 별로 없었다. 구워먹는 불판 같은 도구도 없을뿐더러 삼겹살·목살 이라는 부위도 없어서이다. 투박하게 한입 크기로 썰어 양념을 씌우고는 볶거나 자박하게 끓여먹는 게 보통의 어머니 솜씨이고는 했다. 고기맛보다는 양념맛에 신기할 것도 없이 그냥 집어들던 그 맛이기도 했다.

설탕의 달달함, 고추장의 매콤함 등은 취향이기는 하나 소 생갈비 경우는 양념보다는 참숯에 살짝만 구워도 향과 맛에 반찬을 뒤적거릴 틈도 없이 얼떨떨 정신을 차릴 수 없는 맛을 가진 귀한 부위로 육류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으니 양념에 재운다는 건 소 생갈비에 대한 혹독한 대우이다.

좋은 고기는 직접 구울 때가 맛이 좋기 마련이다. ‘대성푸줏간’이라는 식당은 싱싱한 돼지고기 목살을 저렴하게 구입해 먹을 수가 있다. 메뉴판에는 1인분에 얼마 식의 메뉴가 없고, 진열된 고기접시 중 적절한 양을 골라 둥근 테이블에 앉으면 연탄불부터 내온다. 반찬 등 상차림비는 별도로 없다.

야외 쪽 테이블도 있어 요즘 같은 날씨에 제격이다. 지금에서는 연탄구이ᆞ, 참숯ᆞ열탄, 그리고 그 위에 당당히 엎어져 뜨거운 줄 모르는 가지가지 불판의 모습까지 고민스럽기도 하다. 식당마다 자기네 고기가 최고라 하니 믿고 따라가 보지만 고기 맛은 역시나 남이 구어주어야 제일 맛있지 않은가?

●상호 : 대성푸줏간

●주소 : 대전 중구 대사동 248( 서대전 사거리인근)

●전번 : 042-222–6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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