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육볶음과 함께하는 기분 좋은 한상차림
상태바
제육볶음과 함께하는 기분 좋은 한상차림
  • 윤여정 기자
  • 승인 2019.05.31 13: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추천맛집] 대전 노은동 돼지갈비 전문점 '동가마골'

언제 장미가 피었는지 오늘에서야 장미가 보인다. 정열의 집시 카르멘 과 젊은 군인 호세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오페라 ‘'카르멘’은 찔려도 아프지 않을 것 같던 사랑이 장미로 인연이 되어 싹 트고 한잎 두잎 애정의 갈증으로 장미꽃이 시든다. 좋은 날씨에 주변에는 빨간 장미꽃들이 화사하다.

오월의 하늘 아래 이어서 좋고, 식당 창문으로 스며드는 공기도 좋고, 마치 카르멘이 던진 장미가 필자의 미간이라도 때리려는 듯한 날이어 더 좋다.

‘동가마골’이라는 식당이 ‘호세’ 일까 식당입구에 장미를 잔뜩 물고 있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코끝이 찡하다. 도심 속의 작은 공간으로 충분히 느껴지도록 주변은 야트막한 야산이 병풍처럼 둘러있다. 그 병풍 앞에 자리한 동가마골은 주차장도 확보되어 있는 다소 가벼운 독립 공간이다.

‘거안제미’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눈썹 높이로 밥상을 들어올릴 만큼 공경의 뜻을 지닌다. 누가 누구를 공경한다는 것은 사랑의 표현과 잘 부합하지 싶다. 상대를 공경하는 것은 무릇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 틀림없다. 이곳은 손님을 대하는 음식한상의 높이가 기대치에 부합한다.

맛의 호불호는 있으되 정성과 정갈함의 느낌은 누구나 고마움으로 느껴진다 하겠다. 사실은 식당으로서는 본질의 모습이어야 하지만 그조차 드문 실정이니 이런 식당은 고마울 따름이다.

오늘의 밥상주제는 점심특선 중 제1인 7000원에 제공되는 육한상차림 메뉴다. 국내산 전지살과 후지살을 혼용하여 식재료 비용과 식감의 절충을 취한 점이 이채롭고, 너무 과하지 않은 양념으로 거부감이 없는 제육볶음, 그리고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흑미밥까지 따스하다.

보통은 찬들을 오전에 미리 만들어 두어 온도가 적절하지 않은 채 제공되는 식당도 많은데, 이곳은 고등어조림까지 바로 만든 듯 따끈하다. 그 이유는 점심식사 시간이 끝나는 2시경까지 미리 만들어둔 고등어조림을 약한 불에 지속적으로 데워두기 때문에 손님상에 바로 만든 듯한 조림이 제공되는 것이다.

곁들여 지는 상추도 손으로 다듬고 씻어가며 제공되는데, 특히 부드러운 식감이 좋아 물으니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상추를 손님상에 낸다”고 한다.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가.

그외의 다른 재료들도 유성시장에서 직접 구입한다는데, 대부분 할머님들이 직접 농사지어 판매하는 식재료만 찬으로 만들어낸다고 한다. 요즘 우리 식문화 중 된장찌개나 국 같은 경우는 앞접시에 덜어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그럴 걱정이 없다. 1인 식사가격이 7000원 밖에 안 되지만 ‘1인 1된장’이 제공되어 불편함을 덜어준다. 정말이지 요즘 같은 때 정성 가득한 식당이 숨어 있음에 고마움이 더해간다.

●상호 : 동가마골

●주소 : 대전 유성구 노은동 312-18

●전번 : 042-822–6450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아토피를 이기는 면역밥상
우리 단체를 소개합니다
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풍경소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