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국회의원에서 조합장으로… 새로운 길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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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국회의원에서 조합장으로… 새로운 길을 찾아
  •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 승인 2019.10.0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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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행정고시, 구청장, 국회의원, 공기관 임원, 교수까지, 평생 변화무쌍한 삶을 개척해온 그는 2019년 3월 13일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통해 동대전농협 조합장이라는 새로운 도전의 길에 들어섰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인생의 결실을 거두고 다시 흙으로 돌아온 그. 그러나 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또다른 열매를 위한 새로운 싹도 틔웠다. 초보 농군의 길에 들어선 임영호 조합장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일기장을 들춰본다.

 

산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늘 새롭게 만드는 일이다. 누구도 아닌 자신이 자신에게 만드는 것이다. 나무는 자연의 시간에 따라 변신한다. 봄이 오면 싹이 트고, 꽃이 피고, 잎이 무성하고, 날씨가 추워지면 잎을 하나씩 하나씩 낙엽으로 만들고 겨울을 준비한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늙고 병들고 죽는다. 준비 없는 삶은 겁쟁이로 만든다.

단테의 《신곡》에서 단테는 자신을 주인공으로 하여 직접 등장한다. 고대 로마 시인 베르길리우스를 따라 지옥을 여행한다. 지옥문에 다다르자 고통의 절규가 진동한다.

단테는 베르길리우스에게 물었다. “스승님 제가 듣는 이 신음소리는 무엇입니까? 누가 이렇게 고통 속에서 울부짖습니까?” 그러자 베르길리우스는 대답했다. “이 불쌍한 영혼들은 불쌍한 방식으로 세상을 살았다. 그들은 오명도 없고 명성도 없는 미지근한 영혼들이다.”

단테는 소심하여 아무것도 못하는 비겁한 인간들을 지옥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최악의 인간으로 묘사했다. 서울대 배철현 교수는 그의 책 《수련》에서 비겁은 자신이 간절히 바라는 위대한 자신에 대한 상상력의 부재라고 말했다.

나는 젊었을 때 밤이면 이 술집 저 술집을 거닐며 사람 사는 흉내를 냈다. 정작 나는 없고 남만 있고 남들이 좋아하는 것과 좋아하는 일만 했다. 남과 다르게 좋아하고 일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다르다는 것이 틀린 것은 아닌데 그런 용기가 없었다.

나는 60이 되니 삶의 군더더기를 버리고 싶었다. 이제 나의 겨울 준비다. 나를 위한 최적의 삶을 준비한다. 자연과 좀 더 가까이 다가가 흙냄새를 맡고 싶었다. 그러면서 내 능력의 50% 정도 되는 직업을 선택하여 봉사하며 살고 싶었다. 7~8년 전에 밭을 구입하여 감자, 고구마, 땅콩, 고추, 들깨, 무를 심었다. 이제 가을이 깊어간다. 이번 일요일에 고구마를 캐려고 한다.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얼마 전 태풍 ‘타파’와 ‘미탁’이 연이어 지나갔다. 바람이 벼를 덮쳤다. 피해 입은 조합원들에게 안부전화를 걸었다. ‘내가 농협조합장이구나~’. 농협조합장에 출마하기 전 수없이 망설였다. ‘국회의원을 한 사람이 까짓 농협조합장을 나가니…’

미국의 사상가이며 시인인 에머슨(1803~1882)은 부러움은 무식이고 흉내를 내는 것은 자살행위라고 외쳤다. 나답게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나는 용기 있는 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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