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사랑방] 진정한 다문화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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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사랑방] 진정한 다문화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 온미(중국)
  • 승인 2019.10.2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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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다문화가족사랑회와 함께 하는 ‘결혼이주여성 한국생활 정착기’(18)

저는 2000년 중국에서 한국으로 유학하러 와서 벌써 19년째 살고 있는 온미라고 합니다. 한국에 와서 ‘ㄱ, ㄴ, ㄷ, ㄹ’부터 한글을 배우고 한남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해서 국어학을 전공했습니다.

국어학은 제게 많은 성과를 가져다주었습니다. 2004년 한국어세계화재단과 한글협회가 주최한 한국어 능력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았고, 한남대 한국어 교사 양성과정과 이중 언어 강사 양성과정을 수료해 한국어 교사 자격증을 취득하였을 뿐 아니라, 한-중 번역1급자격증까지 소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어를 사용한 의사소통에 점점 능숙해지고 한국어 문법에도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같이 국문과에 다니는 제 남편을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되었고, 저도 결혼이주여성이 되었습니다. 결혼하고 아이 낳고 저의 관심사가 점점 학업에서 가정으로 바뀌었습니다. 전에 만났던 친구들은 대부분 유학생이었다면 결혼하고 나서 다문화센터, 각종 다문화가정을 위한 복지 시설 등을 알게 되었고 많은 결혼이주여성 친구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상 활동의 장도 학교에서 한국사회로 바뀐 것 같습니다. 일반 한국여성과 똑같이 아이를 양육하고, 집안일 하고, 시집살이 하고, 심지어 집장생활도 해야 하고. 이렇게 한국 여성들도 힘들어 하는 현실에 부딪치다보니 다문화정책과 다문화센터가 저한테 얼마나 소중한 지를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이주여성들이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각종 언어, 기능, 취미 등의 교육프로그램, 고부관계, 부부관계 등을 원활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각종 상담프로그램, 한국사회에 융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각종 체험프로그램 등등, 너무나 많은 단체에서 우리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이 계셔서 우리에게 친정 식구 같은 따뜻함을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이런 프로그램들이 있어서 우리에게 잠시나마 향수를 잊을 수 있게 해줍니다.

하지만 아쉬운 건 모든 한국 사람들이 다 이렇게 다문화가정을, 그리고 지금의 한국은 점점 다문화사회로 변해 가고 있는 것을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학교에서 다문화가정 자녀에 대한 따돌림, 사회 곳곳에서 이주여성에 대한 무시 등이 종종 보입니다. 이럴 때마다 속상했습니다. 반면 또 어떻게 하면 나아질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제 생각은 일단 다문화 성원들을 사회에 주입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요즘에 다문화 정책이 많아지고 다문화가정을 위한 복지, 행사가 다양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야말로 진짜 ‘다문화인’들의 행사일 뿐입니다. 한국인들은 이에 관심이 없고 외국인들이 그저 공짜이니까 참여하지만 와서도 나라별로 자동적으로 무리가 되어 전혀 문화교류라는 것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대부분의 결혼이주여성들은 한국어를 못해서 한국사회에 참여하지 못하거나 참여하기 두려워합니다. 한국 사람들은 또한 이런 외국인들과 의사소통이 어렵다고 생각해서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사실은 언어는 교실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실생활에서 부딪치면서 배우는 것이 훨씬 더 빠르고 효과적입니다.

따라서 결혼이주여성을 위해 또한 한국인 여성, 특히 한국인 엄마들을 위해 함께 있는 자리를 많이많이 마련해주는 것 다급하다고 생각합니다. 문화교류나 공동 일자리 등 교류를 통해서 이주여성의 한국어 실력도 자연스럽게 늘고, 한국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특유한 생활 노하우를 배울 수 있고, 한국인 여성들이 외국문화를 접함으로 가지고 있었던 편견을 없애고 그 나라들에 대한 이해를 증진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심으로 모든 한국인 그리고 외국인도 한국에서 불편함이 없이 행복하고 서로 화목하게 지낼 수 있기를 바라며 한국이 진정한 다문화사회가 되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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