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떻게 왔고,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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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왔고,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 원용철 목사
  • 승인 2019.10.31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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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용철(기독교대한감리회 남부연회 사회선교센터 벧엘의집 담당목사)

벧엘의집 창립 20년을 축하하고, 새로운 20년을 향해 출발하는 20주년 기념행사가 진료소 홈커밍데이를 시작으로 5주 동안 매주 금요일마다 진행되어 오늘 희망진료센터 의료토론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그동안 함께해준 동지들과 행사를 위해 애쓴 일꾼들에게 감사와 찬사를 보냅니다.

마찬가지로 희망진료센터가 대전역 인근에서 무료진료 활동을 시작한지도 올해로 20년이 되었습니다. 정말 긴 세월 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함께 해준 모든 동지들에게 감사와 치하를 드립니다.

벧엘의집 20주년 첫 행사였던 진료소 홈커밍데이를 준비하면서 희망진료센터가 ‘우리는 어떻게 왔고, 어디를 향해 가야 하는가?’가 우리의 가장 큰 숙제이자 희망진료센터의 새로운 20년을 향한 방향을 설정하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그것은 그동안 희망진료센터가 빨리 없어지는 기관이 되고자 했던 길을 점검하고 어떻게 하면 빨리 없어질지를 이제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가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희망진료센터가 빨리 없어지는 기관이 되고자 했던 것은 절대로 우리의 책임을 방기하자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희망진료센터와 같은 기관이 없어져도 모든 사람이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받지 못하는 일이 없는 국민의 건강권이 국가로부터 완전하게 보장된 사회, 다시 말해 공공보건의료 체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희망진료센터가 처음부터 이런 거대한 담론인 모든 국민이 건강하게 살 권리를 찾아주는 의료의 공공성 회복운동을 한 것은 아닙니다. IMF직후 거리의 노숙인들을 위한 무료진료를 하기 위해 대전세종충남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를 중심으로 한 보건의료단체와 벧엘의집이 의기투합하여 봉사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왜? 가난한 사람들이 더 아프고, 또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되면서 부터였습니다. 해답을 찾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린 것도, 어려운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개인의 책임이 아닌 사회구조적인 문제가 가난한 사람들을 제대로 된 의료혜택으로부터 소외시키고 있다는 것을 노숙인 무료진료를 통해 쉽게 알게 된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희망진료센터 창립총회 때 회칙을 제정하면서 우리의 의지와 목표를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고백이 대전에서는 의료의 공공성 회복 운동, 대전의료원 설립추진 운동 등으로 확산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희망진료센터는 나름 처음 가졌던 생각대로 완전하지는 않았지만 최선의 경주를 한 것은 사실입니다. 고비 고비마다 함께 동참하며, 의지를 모아주었던 모든 동지들에게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그러면 이후 20년을 어떻게, 어디를 향해 가야 할까요? 다시 출발선에 서는 심정으로 우리의 방향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분명 우리가 가야할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그것은 그동안 흔들림 없이 외길을 달려온 희망진료센터의 길을 제대로 가면 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처음 가졌던 우리의 열정과 다짐이 조금은 나태해지고 흐트러져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기에 다시 한 번 우리의 초심을 기억하고 신발 끈을 고쳐 맬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해서 모든 사람이 경제적 이유로 치료받지 못하는 불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모두가 행복한 사회,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사회를 꿈꾸며 함께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난 20년이 몇몇 사람들의 비전과 고백이 중심이었다면 앞으로 20년은 우리 모두의 생각과 의지가 담긴 방향을 정하고 함께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구체적인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이번 20주년 기념 토론회가 나름 그런 방향을 잡아가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 번 그동안 한 길을 함께 해온 모든 동지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오셔서 좋은 발제를 해 주신 발제자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다시 힘을 냅시다. 그리고 우리의 꿈을 향해 함께 갑시다.

‘혼자 꾸는 꿈은 꿈에 불과하지만 함께 꾸는 꿈은 이미 우리에게 다가온 현실이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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