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사랑방] “대한민국-베트남 연결하는 다리가 될래요”
상태바
[다문화 사랑방] “대한민국-베트남 연결하는 다리가 될래요”
  • 드엉티미터(베트남)
  • 승인 2019.11.01 18: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전 다문화가족사랑회와 함께 하는 ‘결혼이주여성 한국생활 정착기’(20)

저는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온지 8년된 드엉티미터라고 합니다. 한국국적도 취득한 이제는 엄연한 한국 사람입니다. 한국이름은 양미현이라고 합니다.

저는 2006년에 한국으로 시집온 친언니의 소개로 2010년에 베트남에서 저의 신랑을 처음 만났습니다. 친절하고 자상하며 미소가 믿음직한 신랑을 보며 ‘아! 이 사람이라면 내가 평생 믿고 의지하며 살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으로 한국으로의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신랑과 1년 가까이 국제전화로 통화를 하고 신랑이 베트남에 여러 번 오면서 국제적인 데이트를 하면서 어느 정도 한국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잘 살 수 있을 거란 꿈에 부풀어 한국에 신랑만을 믿고 2011년 7월에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 신기해하면서 친절하게 대해주는 시댁식구들과 사소한 것까지도 배려해주는 신랑이 있어 처음에는 행복했었습니다.

그러나 하루 이틀, 그렇게 한 달이 지나다보니 모든 게 낯설고 오로지 신랑만을 의지하며 한국생활을 시작했는데 한국말이 서툴어 왠지 시집식구들이 하는 말이 저를 흉보는 것 같기도 하고 문화가 틀리다보니 사소한 오해도 많아 신랑에게 짜증도 많이 내고 화도 내고 했습니다. 가끔 고향생각과 친정식구들이 그리워 울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우울하게 지낼 수는 없었습니다. 집근처에 관저복지관에 진행하는 한국어 교육에 신랑이 접수를 해주어서 꾸준히 한국말도 익히고 한국문화를 배우며 친구들도 사귀게 되었으며 이웃과도 인사를 나누며 한국새댁으로 살고자 노력을 많이 하여 3년 정도 되자 한국말도 잘하고 조금씩 한국문화를 이해하며 한국의 문화 풍습을 익히게 되어 신랑과의 대화도 높임의 존댓말을 사용하게 되자 짜증도 오해도 고향생각에 우는 일도 줄었습니다.

저는 가끔 이웃에 사는 다문화 가족들과 수다도 떨고 고향음식도 만들어 먹으며 멀고먼 한국생활의 어려움과 외로움을 달래고는 합니다. 신랑과 한국 요리도 같이 만들며 한국 요리도 배우고 육아 방법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며 한국문화에 대하여 적응하기 위하여 많이 노력하며 신랑과 많은 대화를 합니다.

신랑은 항상 밝은 모습으로 어떤 때는 내가 섭섭하게 하여 힘들 때 도 있지만 저를 배려하고 많이 이해를 해주어 제가 한국생활에 잘 적응하고 우리 딸들에게도 좋은 아빠가 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늘 고맙고 사랑스럽습니다.

저는 미래에 제가 한국어를 더 잘하고 한국문화를 잘 이해 할 수 있게 되면 베트남과 한국의 다리 역할을 하는 통역사가 되고 싶은 것이 제 꿈입니다.

저는 저처럼 국제결혼을 하여 한국에 정착하는 많은 다문화 이주여성과 그 신랑분들 그리고 한국의 가족 분들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이 바로 “서로에 대한 사랑과 이해하기”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살아온 3년의 시간 속에 서로를 믿고 배려하며 사랑하지 못하였다면 정말로 스스로도 많이 힘들었을 생활이었을 것입니다. 신랑을 믿고 한국과 한국문화를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고 또한 신랑도 나를 이해하지 않고 사랑으로 나를 감싸주지 못하였다면 저 또한 행복한 한국 생활을 하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지금은 한국 김치와 된장찌개가 없으면 밥상이 허전한 한국주부가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 이 세상 어느 부부들보다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제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부부가 서로에 대한 배려와 관심 그리고 이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외국인이 한국인 배우자와 결혼해서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정서가 제가 느끼기에 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아직 많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저처럼 한국에 적응하며 잘살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가족들과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 그리고 이해의 부족으로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사는 가정도 많이 있는 것을 봅니다.

한국과 한국 사람들이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주여성들과 한국 사람들 서로가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저도 제가 그동안 익힌 한국말과 한국문화를 앞으로 한국으로 결혼하여 이주해오는 외국 신부들에게 그들이 한국에 잘 적응하고 그들의 한국가족과 원만한 한국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런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다문화 가족 봉사 활동도 하며 나름대로 내가 받은 만큼 다른 사람에게도 베풀 수 있는 그런 삶을 살고 싶습니다.

제가 저희 신랑과 부부의 인연을 맺은 지 8년이 지났습니다. 예쁜 딸들도 생기고 희망찬 내일을 꿈꾸며 저희 부부에게 앞으로 좋은 일만 가득한 따뜻한 날이 영원히 이어질 수 있기를 기원하며 저와 같은 결혼 이주여성들이 맘 편히 한국에 정착하며 한국국민의 일원으로 살 수 있도록 한국 사회가 더 따뜻해지기를 기대합니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노력하며 잘 살겠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결혼이주 여성들에게 그들이 한국에 잘 정착하여 적응하고 살 수 있게 도와주는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아토피를 이기는 면역밥상
우리 단체를 소개합니다
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풍경소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