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가 대접하는 연잎밥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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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가 대접하는 연잎밥의 행복
  • 윤여정 기자
  • 승인 2019.11.08 09: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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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맛집] 대전 동구 오동 ‘바람의 노래’

진흙이 쌓인 연못에 뿌리를 내리고 분홍색 꽃을 피우는 연꽃은 불교에서는 청정함으로 비유된다. 연꽃잎은 얼핏 보면 매끄러워 보이지만, 사실은 울퉁불퉁한 독특한 구조 덕에 물방울이 잎 속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먼지와 함께 씻겨 떨어지면서 스스로를 깨끗이 하는 것이다.

대청호를 끼고 초연한 듯 호수의 물을 바라보며 조용히 서있는 ‘바람의 노래’라는 식당은 직장을 은퇴한 부부가 우연히 맞닥뜨린 지금의 터전에 푹 빠져 무작정 이곳에 정착을 했다고 한다. 미소가 밝은 두 부부가 행복해보이고 부럽기까지 하다. 생각의 여유가 그들을 자유로운 풍경에 거닐게 하고 아침에는 바람의 노래와 따끈한 쌍화차로 오늘의 사랑을 새로 쓰고 들을지 모른다. 바깥주인은 시인이라고 한다.

식당에 들어서기 전 호수에 비친 햇살의 반짝임이 눈동자에 가득하고 풍겨오는 자연의 내음에 코가 뻥 뚫린다. 문을 열자 도니제티의 ‘남몰래 흐르는 눈물’의성악곡이 문턱을 막아서듯 먹먹하고 조용히 흐른다. 조심스레 노크를 하자 미소조차 아름다운 여주인이 미소로 반긴다. 식당규모는 크지는 않다. 테이블이 3개 밖에 없어서 이다. 그래서 예약은 필수적으로 해야만 한다.

연잎밥, 시래기 된장, 잡채, 겉절이, 파김치, 갓부친 전과 고추튀각 등 화려하지 않은 찬들이지만 멀리 대청호와 어우러져 보는 것만으로 이미 배가 불러온다. 화학조미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식사를 마치면 돌그릇에 갖은 약재를 넣어 직접 다려내었다는 쌍화차를 내온다. 정성이 가득한 쌍화차를 대하자니 어디선가 나에게도 대청호의 바람의 노랫소리가 들린다.

행복은 이렇듯 불현듯 찾아온다. 식사와 쌍화차까지 1인 1만 3000원의 가격이 착하다.

● 상호 : 바람의 노래

● 주소 : 대전 동구 오동 39-1

●전번 : 042-282-9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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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교 2019-11-11 22:25:19
대청호의 예쁜 배경과함께
한상차려진 밥상이
우아함 그 자체입니다.
조만간
꼭...
들르고싶은곳입니다.
첫눈오는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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