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로 본 충남역사] 16. 아산 현감 이지함, 걸인청을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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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본 충남역사] 16. 아산 현감 이지함, 걸인청을 만들다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9.11.25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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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은 산·강·평야가 조화롭게 발달하고, 서해의 풍부한 물산과 편리한 교통으로 예부터 사람이 살기 좋은 고장으로 불렸습니다. 또한 한반도의 정중앙에 위치해 삼국시대와 통일신라, 고려시대, 조선시대를 거쳐 근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역사의 중심이 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충남의 인물들은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는 온몸으로 일어서는 충절의 정신을 보여줬습니다. 이에 밥상뉴스는 충청남도역사문화원과 함께 역사 속 인물들을 중심으로 충남이 지닌 유구한 역사를 되짚어보고, 이를 통해 자라나는 청소년과 주민들에게 자긍심과 지역사랑을 심어줄 수 있는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토정 이지함 영정

이지함은 1517년 지금의 충청남도 보령시 청라면 장산리에서 태어났다. 사람의 행복과 불운을 점치는 책 ‘토정비결’로 유명한 그는 고려 말 대학자인 목은 이색의 후손이다.

이지함은 집안 좋고 학문도 뛰어났지만, 과거를 봐서 출세하는 데 관심이 없었다. 그때 정치가 혼란스러웠기 때문이었다. 힘 있는 사람들은 더 많은 힘을 갖기 위해 편을 갈라 싸웠고, 이런 싸움으로 죄 없는 사람들이 희생됐다. 이지함의 친한 친구와 장인도 그렇게 죽었다. 이지함은 정치 싸움으로 죽은 친구와 장인을 보고, 정치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미치광이 같은 행동을 하며 전국을 떠돌았다.

이지함은 가난하고 불쌍한 백성의 힘든 삶을 보고 체험하면서 세상을 바꾸려는 뜻을 품었다. 그리고 이를 생각에 그치지 않고 실천했다. 농사짓고 장사해서 모은 재산을 가난한 백성에게 나눠 주었으며, 자신이 가진 모든 지식과 기술을 알려 주고자 했다. 지금은 점치는 책으로 알려진 ‘토정비결’도 어려움에 처한 백성을 돕기 위해 쓴 책이라는 이야기가 전한다.

충남 보령시 주교면에 있는 토정 이지함의 묘
충남 보령시 주교면에 있는 토정 이지함의 묘

가난하고 불쌍한 백성을 도운 이지함의 일은 나라에도 알려져서 56세에 처음 고을을 다스리는 관리가 됐다. 1573년 포천 현감을 맡은 이지함은 백성이 잘살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하여 왕에게 올렸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지함은 1년 만에 포천 현감을 그만두었다가, 1578년에 다시 아산 현감으로 부임했다. 60세가 넘은 나이에 아산 현감이 되었지만,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은 식지 않았다. 이지함은 부임하자마자 물고기를 기르던 연못을 메웠다. 아산 백성이 관청에 물고기를 바치는 일로 고통받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집 없이 떠도는 백성을 위해 걸인청도 만들었다. 걸인청은 먹을 것과 잠잘 곳을 마련해 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새끼 꼬는 법이나 짚신 만드는 법, 장사하는 법 등 지식과 기술을 가르쳐 스스로 살아갈 힘을 길러 주었다.

이지함은 아산 현감으로 부임한 지 77일 만에 죽어 뜻을 마음껏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백성을 위한 노력과 시대를 앞서간 행동이 놀랍다. 아산시 영인면 사무소에는 400여 년 전 아산의 백성들이 이지함의 은혜를 잊지 않기 위해 세운 비석이 있다. <도움 :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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