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농촌 경관사업 공익형 직불제 도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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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농촌 경관사업 공익형 직불제 도입하자
  •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 승인 2019.11.2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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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행정고시, 구청장, 국회의원, 공기관 임원, 교수까지, 평생 변화무쌍한 삶을 개척해온 그는 2019년 3월 13일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통해 동대전농협 조합장이라는 새로운 도전의 길에 들어섰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인생의 결실을 거두고 다시 흙으로 돌아온 그. 그러나 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또다른 열매를 위한 새로운 싹도 틔웠다. 초보 농군의 길에 들어선 임영호 조합장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일기장을 들춰본다.

 

조선 중기 불운의 정치가 허균(1569~1618)이 자연과 함께 사는 삶의 즐거움을 노래한 고금동서의 이야기를 모은 ‘한정록(閑靜錄)’에 이런 내용이 있다. “강산과 풍월은 본래 일정한 주인이 없고, 오직 한가로운 사람이 바로 주인인 것이다.”

오늘날은 일분일초를 다투는 스피드시대이다. 더구나 우리처럼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인터넷문화 속에서 조금만 느리면 모든 것을 잃는다고 생각한다. 피로사회다. 그런데 우리들은 ‘빨리 빨리’라는 속도 속에서 많은 것을 놓치고 있다.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쌍소(Pierre Sansot)는 오히려 느리게 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기 자신의 삶에 충실하고 보다 감성적이고 시적인 형태로 살기 위해서는 ‘느림’의 편에 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끔 어릴 적 시골 풍경을 먼 기억 속에서 꺼내서 본다. 산 아래 동네, 벼 익은 노란 황금물결 속에 해는 서쪽으로 져가고 빨갛게 호수를 물들이는 저녁노을. 아버지는 쟁기 지고 앞서가고, 아들은 커다란 황소를 몰고 가는 신작로 길. 산그늘 속 저녁 산들바람에 희게 부서지고, 눕다 일어나는 들판 가득히 핀 흰 억새꽃. 저쪽 언덕에서 소가 비를 맞고 있고 이쪽 원두막에서 비가 그치기를 바라는 소년. 찔레꽃이 자지러지게 피고 뻐꾸기가 구슬피 우는 해질녘.

순수한 자연을 감상하며 빈둥빈둥 한가롭게 거니는 것이 유유자적한 삶이다. 아직도 우리네 농촌풍경은 정겹다. 더군다나 길가에 가을 메밀꽃이나 코스모스, 봄의 유채꽃은 농촌을 한층 더 매력적으로 가꾼다.

요즘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로 농촌에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정부에 공익형 직불제 예산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꼭 농작물이 아니더라도 농촌 경관을 높이는 것도 농촌이나 농업 가치를 증진시키는 일이다. 수변지역이나 도로변 산림에 아름다운 경관을 보존하는 것도 농작물과 똑같이 직불제 예산에 포함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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