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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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집착
  • 원용철 목사
  • 승인 2019.12.1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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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용철(기독교대한감리회 남부연회 사회선교센터 벧엘의집 담당목사)
원용철(기독교대한감리회 남부연회 사회선교센터 벧엘의집 담당목사)

인생이란 무엇일까? 인생을 요약해서 설명하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인생이란, 끝이 보이지 않는 낭떠러지에 한 가닥 칡덩굴에 매달려 있는 사람의 모습이라고 한다. 그런데 칡덩굴 시작점에 쥐구멍이 하나 있어 그 구멍으로 검은 쥐와 하얀 쥐가 번갈아 가면서 칡덩굴을 갉아먹고 있다고 한다. 칡덩굴을 타고 올라갈 수도 없고, 내려가자니 끝이 보이지 않는 낭떠러지고, 좀 가만히 있으려니 검은 쥐와 하얀 쥐가 덩굴을 갉아먹어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마치 활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태어나서 죽음을 향해 달려간다. 활시위를 떠난 화살은 어떤 형태로든 과녁에 꽂히게 되어있다. 우리의 인생도 태어나면 반드시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는 과녁에 정확히 맞은 화살처럼 마음먹은 대로 살기도 하고, 과녁을 빗나간 화살처럼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고난과 역경과 상실, 실패 등을 경험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또 인생을 설명하는 것 중 이런 말도 있다. 어떤 사람이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길을 가다 그만 발을 헛디뎌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졌다. 간신히 덩굴을 잡아 중간에 대롱대롱 매달리게 되었는데, 올라가려고 애쓰니 힘이 빠져 올라갈 수가 없고 손을 놓자니 그만 낭떠러지에 떨어져 죽을 것만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혹시 지나가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살려달라고 고래고래 소리만 질렀다고 한다.

아무리 소리 질러도 대답하는 이 하나 없이 밤새 매달려 있으려니 손에 힘도 거의 빠져 마지막 덩굴을 움켜잡으려고 발버둥을 치는데 갑자기 뒤에서 희미하게 ‘손을 놓게나’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게 아닌가? 아니 손을 놓으면 죽는데 손을 놓으라니 나보고 고생 그만하고 빨리 죽으라는 것인가? 이런 천부당만부당한 소리 아닌가?

그런데 다시 ‘그 손을 놓게나, 그러면 살 수 있네’ 한다. 어떻게 손을 놓으면 살 수 있단 말인가? 내 발밑은 깊이를 알 수 없는 낭떠러지이건만... ‘정 손을 놓을 수 없다면 밑을 쳐다보게나’. 아뿔싸, 발끝에서 한 뼘도 안 되는 밑바닥이라니...

그렇다. 우리의 인생은 죽음을 향해 달려가지만 살아 있는 동안에는 살 수 있는 길을 바로 지척에 두고도 자신의 경험, 욕심, 지식 등 안목의 정욕에 집착하다 보니 끝내는 제대로 사는 길을 찾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그뿐만이 아니다. 과거에 집착하여 오늘의 삶을 잃어버리고 사는 사람도 많다. 어쩌면 오늘을 사는 사람은 적고 과거에 머물러 있거나, 늘 내일에 머물러 사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특히 실패와 좌절을 경험한 사람들은 더욱 과거에 머물러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엊그제 벧엘의집에서 5년을 생활하다가 퇴소하여 술로 지내시다가 생을 마감한 분이 계시다. 벧엘의집에 있는 동안 늘 그분에게는 오늘의 삶은 괴롭기만 했다. 과거에 잘 나가던 때를 회상하며 하루하루 후회와 아쉬움을 달래며 살았다. 그런 그의 모습에 아픔과 좌절을 다 헤아리지 못하고 그저 현재를 살아가 보도록 하자며 술 취한 모습만을 뭐라 했다.

끝내 그분은 과거를 털어내지 못하고 과거에 머물다가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좀 더 마음을 헤아리고, 좀 더 가까이 다가갔으면 좋았을 것을... 아쉬운 마음에 애도기간을 갖기로 하고 벧엘 일꾼들과 울안식구들이 함께 모여 추모예배를 드렸다. 여전히 무너지지 않을 벽처럼 한계로 다가오는 버리지 못한 과거를 어떡해야 하나... 과거의 집착을 내려놓고 축복으로 주신 오늘 하루를 잘 살면 되는데...

송○○ 아저씨, 이제 그만 하나님 품에서는 과거의 집착에서 벗어나 훨훨 날아다니세요.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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