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2019’ 무엇이 성공한 삶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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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2019’ 무엇이 성공한 삶인가
  •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 승인 2019.12.3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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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행정고시, 구청장, 국회의원, 공기관 임원, 교수까지, 평생 변화무쌍한 삶을 개척해온 그는 2019년 3월 13일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통해 동대전농협 조합장이라는 새로운 도전의 길에 들어섰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인생의 결실을 거두고 다시 흙으로 돌아온 그. 그러나 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또다른 열매를 위한 새로운 싹도 틔웠다. 초보 농군의 길에 들어선 임영호 조합장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일기장을 들춰본다.

 

천상병(千祥炳, 1930~1993) 시인의 시, ‘귀천(歸天)’입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천 시인은 이 아름답고 슬픈 시에서 이 세상을 소풍 온 것으로 묘사했습니다. 무욕과 순진무구한 시선으로 이 세상에서의 삶을 그렸습니다.

영겁의 시간 속에서 인간의 삶은 순간입니다. 이런 세상 속에서 진정한 성공은 무엇일까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삶인가요?

단테(Alighieri Dante, 1265–1321)는 『신곡』에서 인생의 나그네길 반 고비에 욕망과 애욕, 권력욕에 눈이 멀어 어두운 숲속에서 헤매고 있었는데 단테의 사모하는 연인 베아트리체에 의해 지옥과 연옥, 천국을 여행하게 됩니다. 지옥에 있는 망령들은 교만, 질투, 탐욕, 탐식, 방탕의 죄를 범하고 참혹한 죄값을 치르고 있었습니다.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 1874~1963)는 『가지 못한 길』에서 몸 하나로 두 길을 갈 수 없어 아쉬운 마음에서 못 가는 한쪽 길을 끝까지 한참을 바라봅니다.

이제 제 나이에 다른 못 간 길을 아쉽지만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과거의 잘못을 다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내가 선택한 길을 믿으며 조심스럽게 오늘도 한 발짝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야 됩니다.

2019년 마지막 날을 보내며, 지금 하는 ‘농협 조합장’이라는 직책을 통하여 모든 살아있는 것을 사랑하며 나 때문에 단 한 사람이라도 절망 속에서 희망의 불씨를 얻었다면 성공한 삶이 아니냐는 생각을 합니다. 처마 밑에 떨어진 한 마리 상처받은 새를 둥지에 옮겨 놓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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