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20대 국회, ‘고향세’ 통과를 고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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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20대 국회, ‘고향세’ 통과를 고대하며
  •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 승인 2020.01.0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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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행정고시, 구청장, 국회의원, 공기관 임원, 교수까지, 평생 변화무쌍한 삶을 개척해온 그는 2019년 3월 13일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통해 동대전농협 조합장이라는 새로운 도전의 길에 들어섰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인생의 결실을 거두고 다시 흙으로 돌아온 그. 그러나 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또다른 열매를 위한 새로운 싹도 틔웠다. 초보 농군의 길에 들어선 임영호 조합장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일기장을 들춰본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내 능력을 월급과 교환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이 모험을 하고 나만의 수익을 창조하는 것입니다. 소비가 미덕인 사회를 사는 현대인들은 전자를 선호합니다.

그런데 농민들은 후자에 가깝습니다. 농업은 본질적으로 생명입니다. 상대적으로 돈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만약 돈을 안다면 그 대지는 황폐화되고, 물이나 식물·동물들은 지속 가능한 존재로 남아 있을 수 없습니다.

농촌을 떠나 사는 도시민들은 찌든 경쟁 속에 살아남아 숨을 쉴 만하면 고향인 농촌을 생각합니다.

저도 초등학교를 나와서 도시에서 학교를 다니고 졸업한 후 취직을 할 때 호적등본을 떼러 고향 면사무소를 찾아갔습니다. 수험생이 감독관 앞에 선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아니 벅찼습니다. 70년대 초는 새마을 운동으로 그래도 변화가 있어 마음이 놓였습니다.

돈과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농촌은 점점 사는 사람이 적어지고 사는 사람도 자연도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점점 어려워져가는 고향 농촌을 살리려고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이 자기 고향을 사랑하는 뜻에서 한푼 두푼 고향을 위해 기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기부하는 사람들을 위해 세금을 감면하는 제도가 ‘고향세(故鄕稅)’입니다.

일본은 2008년 고향세를 도입하여 2018년 1788개 지자체에서 유치한 고향세가 무려 우리 돈으로 6조 원에 가깝습니다.

우리 농촌은 고령화율이 30%에 달하고 소득도 그에 비례하여 도시근로자의 60%에 머물러 있습니다. 농민들은 20대 국회에서 고향세가 통과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임기 동안 꼭 통과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주름진 고향의 부모님들의 얼굴에 환한 희망의 미소가 번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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