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코로나19, 절망을 희망으로”
상태바
[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코로나19, 절망을 희망으로”
  •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 승인 2020.03.03 1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언제 끝날까 걱정입니다. 8월이 가야 끝을 볼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큰일입니다.

세계가 ‘일시 중지’된 상태입니다. 졸업식 입학식이 취소되고 결혼식조차 연기하는 실정입니다. 장례식장도 조문객이 없습니다. 유치원이나 학교도 개학을 연기하고 있습니다. 식당에 가도 손님이 없고, 학교에도 학생이 없어 농산물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농축산물 소비가 메마르고 있습니다. 삼겹살값도 10년 동안 최저수준입니다. 화훼농가도 된서리를 맞고 있습니다. ‘조류독감이다, AI이다’ 하여 거의 매년 농축산업자가 힘듭니다. 이번에도 가장 피해가 많은 분야는 농축산업계입니다.

매달 여는 우리 농협 이사회도 할까 말까 하다가 마스크를 쓴 채로 열었습니다. 과일 농사를 많이 짓는 이사 한 분이 말했습니다. “가장 큰일은 농축산물 도매시장에 관련된 사람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 환자로 판명 나서 시장이 폐쇄될 때야.”

1986년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1944~2015)은 현대사회를 위험사회(risk society)라고 경고했습니다. 현대사회의 위험은 ‘통제 불가능’하고 ‘불확정된’ 위험입니다. 예상치 못하게 발생하고, 위험이 얼마나 커질지 모르고, 통제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위험에 공포를 더 느낍니다. 자동차 사고 보다 비행기 사고에 더 공포를 느끼는 것과 같습니다.

사실 지금 우리는 통제가 어려운 환경에 있습니다. 절체절명 위기입니다. 하지만 ‘희망’을 노래합시다. 매서운 추위가 몰아치는 겨울의 중심에 ‘동지’(冬至)가 있습니다. 이날은 낮의 길이가 가장 짧고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날입니다.

인류의 조상들은 수십만 년 동안 동지를 가장 중요한 축제로 기념했습니다. 동지는 혹독하게 추운 겨울밤이 가장 긴 날이지만, 동시에 밤의 길이가 짧아지기 시작하는 날입니다. 동지는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은 겨울이 조금씩 다가오는 희망의 신호입니다.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지금이 우리에게 동지입니다. 앞으로 1주일이 분수령이라고 합니다. 우리 국민은 위기일수록 빛납니다. 반드시 이 어려움을 극복할 것이라 믿습니다. 모든 것을 현재 이 순간에 바치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알베르 카뮈(1913~1960)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겨울의 한가운데에서 나는 내 안에 불굴의 여름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늘 하루가 절망이 희망으로 변하는 시간이다. 힘을 내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아토피를 이기는 면역밥상
우리 단체를 소개합니다
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풍경소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