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사랑방] 내게는 너무 행복한 ‘파란 눈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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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사랑방] 내게는 너무 행복한 ‘파란 눈 선생님’
  • 이리나(우즈베키스탄)
  • 승인 2020.03.06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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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다문화가족사랑회와 함께 하는 ‘결혼이주여성 한국생활 정착기’(41)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7년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에 따르면 국내 다문화 혼인 비중은 8.3%에 달하고 있으며, 다문화 출생의 비중도 5.2%나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다문화 인구 역시 이미 100만 명을 넘어 본격적인 다문화사회로 접어들었습니다. 이제는 다문화가족에 대한 인식 개선과 적응에 대한 일방적 강요보다는 상호 동반자적인 관계가 절실해진 이유입니다.

이에 밥상뉴스에서는 대전시 비영리자원봉사단체인 다문화가족사랑회와 함께 ‘결혼이주여성 한국생활 정착기’ 시리즈를 마련하고, 그들의 삶과 가치를 공유하며 함께하는 다문화사회로 나아가는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기고자의 사생활 보호 등을 위해 사진은 게재하지 않으니 이해를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젊은 시절에 지금의 남편과 연애 끝에 결혼한 우즈베키스탄에서 시집온 39살 이리나라고 합니다.

결혼해서 한국에 온 지 어느새 1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네요. 남편이 첫사랑인지라 많은 연애 경험 없이 결혼해서 부부로 살다 보니 행복했을 때도 많았지만 인내심 없이는 부부 관계 유지가 한계에 다 달아서 과거로 되돌아가고 싶을 때도 많았답니다. 한국 주부님들께서도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많이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저를 많이 성장시켰고 아이들과 행복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을 잘 알기에 순간순간의 행복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 가족을 소개 하겠습니다. 저희 가족은 대가족입니다. 여자아이 4명과 막내 남자아이 1명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있어 행복하고, 고맙고, 힘이 납니다.

결혼 초기에는 비실이 공주였는데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저도 모르게 어느덧 슈퍼맘이 되었네요. 아이 하나가 아프면 다 같이 옮겨서 같이 아프곤 했습니다. 결혼 초기에는 자동차도 없어서 아픈 아이 업고, 보채는 아이 안고, 갓난아기 유모차 태워서 밀고 이렇게 병원까지 다녀오는 일들이 지나고 보니 꿈만 같네요!

그렇게 큰일들이 지나가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서 각자의 적성에 맞는 직장도 생겼고 학교생활도 성실히 잘 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요즘에는 행복합니다.

한국생활 하는데 어려웠던 점을 꼽으라면 단연 언어 벽이라 생각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한글 자음모음이야 몇 시간 안에 다 외울 수 있었지만 한글의 뜻이 워낙 광범위하고 다양해서 제대로 배우고 싶었으나 시간적인 문제와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강원도 인제군 다문화센터 내에 한국어 교육 수업이 있어 그곳을 통해 한국어 능력 자격증을 따고 좀 더 자신감이 생겨서 자동차 운전면허시험에 도전을 하겠다고 남편에게 말을 건넸다가 완전히 무시당했던 기억이 떠오르고 괜히 웃음이 난답니다.

남편의 충고 덕분에 지루했지만 무엇을 쓰라 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잘 읽어가며 답을 찾아 시험시간 60분을 꽉 채워서 70점 합격에 72점을 맞아 한국에서 한글로 1종 보통 운전면허증을 따서 지금은 자가 운전으로 아이들과 한국 여행을 시간 날 때마다 자주 가고 있답니다.

저와 같이 외국에서 오신 분이라면 다문화센터 내에 한국어 교육 수업을 잘 활용하셔서 한국 생활에 도움이 되고 삶에 새로운 도전도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언어가 되고 운전도 되고 마음에 여유가 조금씩 생겨 직장을 찾아보던 중에 한국 여성가족부에서 지원하는 아이돌보미 선생님이 되기 위해 교육을 받고 지금은 세종시 아이돌보미 선생님으로 근무 한지도 6년이 되었습니다.

시작 전엔 겁도 먹고 포기할까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지금은 세종시에서 활동하시는 280명의 아이돌보미 선생님들 중 ‘파란 눈 선생님’이라는 별명으로 활동하며 미래의 대한민국의 꿈나무들을 키우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도 느끼고 뿌듯해하며 살고 있습니다.

똑똑이와 사랑둥이 아이들과 하루 종일 지내다 보니 어느새 저도 더 부드러워지고 사랑스러워지고 있어요. 하하하.

여러분 환경도 중요하고 마음가짐도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말 중에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다문화 여성 여러분 먼저 언어부터 끈질기게 도전해 보세요. 언어가 되어야 이 나라에서 하고 싶은 일과 가고 싶은 곳과 좋은 직업도 도전해 볼 수 있을 테니까요!!

나와 나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해 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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