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샴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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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샴페인
  • 탄탄(용인대 객원교수)
  • 승인 2020.03.17 09: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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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마태복음 제2장에 동방박사와 예수 탄생의 이야기를 보면 당시 태어나는 모든 갓난아기를 죽여버리라는 헤롯왕 이야기가 나온다. 예수의 탄생으로 죄 없는 수많은 아이들이 죽음을 당한 그 후 성경 속에 등장하는 헤롯이란 이름의 왕들은 모두 이 헤롯왕의 자식이다.

로마의 후원으로 유대 땅에서 유대인들을 다스리게 된 헤롯왕은 예루살렘 성전을 다시 세운 업적으로 유명하지만 친자식들 아내, 장모까지도 무자비하게 죽인 냉혈한으로 알려졌다.

헤롯왕이 말년에 정신병이 도져 죄 없는 사람들을 마구 잡아 가두거나 죽이곤 하였는데, 그의 첫 번째 아내 도리스(Doris)에게서 얻은 맏아들 안티파테르(Antipater) 또한 억울한 죄목으로 궁정의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

감옥에 갇힌 안티파테르는 어느 날 궁정 안이 온통 울음바다로 변하자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 했다. 옥리(獄吏)를 불러 사연을 물어보니, “병석에 누워 있는 왕께서 아무래도 돌아가신 것 같다”라고 하였다. 이에 안티파테르는 크게 고무되어 만약 자기 아버지가 죽었다면 맏아들인 자신이 왕의 자리를 물려받는 것 아닌가?

안티파테르는 옥리에게 부탁하여 자기 측근들을 감옥으로 모두 불러들였다. 그의 측근들 역시 사방에서 울음소리가 들려오니 한껏 들뜬 표정들이었다. 안티파테르는 진지하게 자기측근들에게 사후대책을 물어보았고 측근들도 안티파테르에게 저마다 충성을 다짐하며 좋은 의견을 소신껏 내놓았다.

그러나 헤롯왕은 병세가 악화되어 잠시 정신을 잃었을 뿐, 의원과 시녀들이 지극 정성으로 간호하여 정신이 다시 말짱해져졌다. 이때 한 신하가 헤롯왕에게 바짝 다가가 안티파테르가 자기 측근들을 불러다 놓고 함께 왕의 사후에 대한 대책들을 논한 이야기를 소상하게 고자질하였다. 헤롯왕은 크게 진노하여 “천하에 괘씸한 놈 제 애비가 죽는 게 그렇기도 기쁘고 신명 나는 일이더냐? 그 놈을 당장 끌어내 목을 쳐라!” 하였다.

헤롯왕의 명령 한마디에 잠시 기고만장 하였던 안티파테르는 감옥에서 끌려나와 형리(刑吏)가 휘두르는 칼에 맞아 죽었다. 그런데 참으로 애석하게도 헤롯왕은 안티파테르를 죽인 바로 다음날 병세가 다시 악화되어 죽고 말았다.

안티파테르는 중요한 패를 너무 성급하게 꺼내 들었다. 조금만 더 신중 하였더라면 강력한 히든카드는 가급적 아껴두었다가 반드시 필요할 때 써 먹는게 상책이다. 혁명이든 거사든 모든 만사(萬事)가 조급하면 실패는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국내 뿐 아니라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다. 중대차한 시기에 우리 정부가 할 일을 안 해서 이렇게 되고 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해외에서 국위를 선양한 영화감독과 소등심을 넣은 짜파구리 파티는 성급했고, 마스크가 부족하다고 보도가 된 지 지금 십수 일이 훨씬 지났는데도 아직도 마스크를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다. 하루에 마스크 생산량이 1200만 장이라는데 지난 며칠 전 중국에 500만 장 이상이 나갔고, 또 일부는 매점매석 하고 있음에도 제대로 행정적 재제를 하지 않은 데 대한 울분이 엄청나다. 심지어는 마스크 배급제라니, 약국 앞에 마스크를 사러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면 우리네 심장의 박동이 거세진다.

“정말 이게 나라냐.” 박근혜 세월호 7시간을 그렇게 비판하더니 지금 문재인 대통령 한 달은 무엇을 한 것인지. 더구나 사망자가 나오고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지난 달 18일 이후에도 ‘기생충’ 짜파구리 파티를 하면서 그렇게 파안대소 하던 이 무사안일에서 부터 정부의 상황판단 착오 이런 것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탄탄(용인대 객원교수)
탄탄(용인대 객원교수)

그런데 벌써 세계 언론이 한국 코로나 방역의 성공을 보도한다며 너스레를 떨 조짐이다. 샴페인도 터트릴 조짐이다. 국민의 속타는 심정을 헤아리려 하지 않고 자만에 빠진 듯하다.

세계 도처에서는 유독 한국인의 입국을 불허하는 마당에, 초랭이 방정을 떨며 성급한 이유는 한 달 남짓한 총선에서 다수의 의석수 확보를 염두에 둔 저의도 있겠지만, 산중에서 물정 모르는 어리석은 속수무책(束手無策)의 납자(衲子)가 좀 ‘아껴 두었음’ 하는 진정어린 조언을 하고자 필봉(筆棒)을 좀 들었으니, 몰아세운다고 속 좁게 대처하지 말고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통 큰 정부가 좀 되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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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천사 2020-03-17 12:54:40
정보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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