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한국이 치유농업으로 가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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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한국이 치유농업으로 가야 하는 이유
  •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 승인 2020.04.2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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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북》의 작가 러디어드 키플링(1865~1936)은 아들에게 주는 편지에서 “인생의 비밀은 단 한 가지, 네가 세상을 대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세상이 너를 대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사랑을 주어도 미움만 돌아오고 믿음을 주면 배신당하기도 합니다.

더구나 아무에게도 주목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군중 속에 있어도 오두막 안에 처박혀 있을 때나 다름없이 미미한 존재로 세상이 주는 사랑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도 다른 사람의 호의적인 눈길을 받으면 편안함을 느낀다는 것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우리의 자아상을 결정합니다. 세상이 자신을 존중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지 못하면 스스로도 자신을 용납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울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의외로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참 많습니다. 청소년들은 학교 성적으로 압박받고, 청장년들은 취업과 경제활동, 자녀 양육으로 마음고생이 심합니다. 은퇴해서 편안하게 살아야 하는 노년층도 외로움으로 견디기 힘들어합니다.

마음의 병으로 지친 도시 사람들은 농촌에 가면 정서적 위안을 받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작은 것 하나에서 느끼고, 그 마음이 사람을 바뀌게 하고, 그 사람이 주위에 영향을 미칩니다. 식물은 다른 존재에 대하여 부러움이나 질투가 없습니다. 먹을 채소나 과일나무를 심고 커가는 모습을 보면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농촌진흥청 자료(2018년)에 따르면 농업 활동에 참여할 경우 공격성이 13% 감소하고, 정서 함양은 4% 느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농업 선진국 네덜란드는 농업과 농촌의 자원을 이용하여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케어 팜(Care Farm)이라는 치유 농장이 수천 개에 달합니다. 우리도 지난 3월에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여 치유농업에 대한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거창한 계획은 나중입니다. 우선은 성적 지상주의에 내몰린 학생들을 위해서는 각각의 학교에 텃밭을 만들어야 합니다. 조선의 선비 퇴계 이황 선생은 “화분에 있는 매화에 물 주거라”라는 한마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두었습니다. 심고 가꾸고 대화하는 자체가 마음공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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