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조합장으로 1년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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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조합장으로 1년을 보내며…
  •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 승인 2020.05.07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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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이 된 지 1년이 되었습니다. 저는 내부 출신이 아니라 1년 동안 많이 지켜보고 배웠습니다. 어느 조직이나 조직의 장이 할 일은 올바른 의사결정입니다.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일반업무는 부하직원에게 위임하고, 큰 범위의 회사 경영과 업무처리 방향에 관한 의사결정을 주로 합니다.

신용사업은 전적으로 직원 출신인 상임이사에게 맡기고 있습니다. 인사관리나 경제사업 부분은 공적 경험을 바탕으로 제 판단으로 하고 있습니다.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라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공정과 경쟁이라는 두 요소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경제사업은 조합원의 의견을 참고하여 조합의 본질이나 가치를 머리에 놓고 미래지향적인 결정을 하려고 합니다.

문제는 이익을 어떻게 배분하느냐입니다. 조합원과 직원의 후생복지의 수준은 결산 시 배당과 직접적 관련이 있습니다. 이미 받고 있는 직원이나 조합원 복지사업이 경영에 부담을 줄 때 폐지 또는 삭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새로운 항목의 신설은 신중해야 합니다.

노사 협의나 조합원 총회 때 판단의 문제가 대두됩니다. 좋은 것과 옳은 것의 충돌입니다. 좋지만 옳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성을 근거로 판단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돈을 갚을 수 없다는 것을 친구가 안다면 내게 돈을 빌려주지 않을 것입니다. 누구나 10만 원을 빌려주면 내일 갚겠다고 거짓 약속을 해서라도 돈을 빌리려고 합니다. 이것을 일반화하면 나는 거짓으로 약속을 해도 좋다는 것이 됩니다. 거짓으로 하는 약속은 자신에게 좋은 행위일 수 있지만 친구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도덕적으로 이 행위가 좋은지 여부가 아니라 옳은지 여부입니다

또 하나 문제는 공정의 문제입니다. 누구에게나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평등하게 기회가 주어진다 해도 편익이 골고루 돌아가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돈으로 표를 살 수 있다는 유혹에 선출직들은 마음이 흔들입니다. 사고 판다는 논리가 물질적 재화에만 적용되지 않고 점차 현대인의 삶 전체를 지배하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물어볼 때입니다. 세상에는 돈으로 사서는 안 되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돈으로 셀 수 없는 가치 있는 것들을 소중히 간직해야 합니다.

독일의 유명한 철학자 칸트(1724~1804))의 말처럼 인간은 자신의 판단으로 사물을 봅니다. 이성이 자신을 인간으로 만들어 줍니다. 넓은 시야로 옳음을 잡으면, 옳음은 치우침 없이 공평하다고 말합니다. ‘인생이란 숨 쉬고 있는 시간이 아니고, 생각에 잠기는 시간’이라는 칸트의 생각이 수긍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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