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조합장 된 지 1년 6개월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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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조합장 된 지 1년 6개월이 됐습니다”
  •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 승인 2020.08.10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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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조합장이 된 지 1년 6개월이 되었습니다. 농협 조합장이라는 명칭은 나에게 새로운 시작입니다. 아는 사람들은 아직도 조합장이라고 부르지 않고 국회의원이나 구청장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그들이 보기에는 아무래도 사회적 지위로 볼 때 조합장은 국회의원이나 구청장보다 아래로 보는 것 같습니다. 결국 이것은 세상 사람들이 국회의원이나 구청장이라는 지위를 더 사랑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정치는 ‘아편’과 같은데 어떻게 단절했느냐고 묻습니다. 나이가 먹을 수록 지나친 경쟁은 자신을 갉아먹는 것 같습니다. 더구나 나이가 한참 어린 후배들과 경쟁하면 다시 한번 자신을 관찰하게 됩니다. 이렇게 살아야 되는지… 적과 동지로 패를 갈라서 사는 것은 제 성격에 부담입니다.

애덤 스미스(1723~1790)하면 자본주의의 이론적 원조로 불리는 《자본론》을 먼저 떠올립니다. 그러나 그전에 《도덕 감정론》이라는 책을 집필했습니다. 그는 윤리철학 교수였습니다. 그의 책은 인간의 심리적인 부분을 많이 묘사했습니다.

“우리는 우리 삶을 만족시킬 도구들을 이미 모두 가지고 있다. 인생은 경주가 아니라 음미하고 즐기는 기나긴 여정이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끈질긴 욕구 즉, 야심이 우리를 삼켜 버릴 수 있다.”

명예와 돈, 권력을 인간은 좋아합니다. 인간은 그런 사람들을 존경합니다. 인간은 존경받는 사람들을 존경합니다. 나보다 뛰어난 자에 대한 경외심입니다.

날아드는 야구공을 나무 막대기로 시속 145킬로미터가 넘는 속도로 쳐내는 능력은 사실 전혀 유용하지 않습니다. 유용성으로 말하자면 심장전문의가 그보다 더 존경받을 만합니다. 스미스는 돈과 명예, 권력을 따르는 행위는 다른 사람에게 사랑과 주목을 받기 위함이라는 것입니다.

스미스는 부유하고 유명하고 성공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자유와 편안함, 근심 걱정 없는 안전함은 영원히 포기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성공을 원하는 사람은 열심히 일해야 하고 편안함을 포기해야 합니다. 대신 이 모든 대가로 주목을 받게 됩니다.

세인의 관심은 유명인에게 끔찍한 마약인 게 분명합니다. 페달에 일단 발을 올리고 나면 멈추지 않고 계속 밟아야 하니까요. 그런 사람들은 일상이 주는 즐거움에 만족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명예와 성공을 손에 쥐는 것은 축복인가요? 저주인가요?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스미스는 조언합니다.

“가능하면 자기가 좋아하고 존중하는 일을 하고, 그렇게 해서 가족이 먹고살 수 있다면 그것에 만족하라. 그 외에 모든 것은 뜻밖에 얻은 횡재로 생각하라.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인 것이다.”

농협 조합장이 저에게 맞는 것 같습니다. 조합원 85%가 60세 이상입니다. 이런 분들을 가진 경험을 바탕으로 무엇인가를 도움 주면서 살아가고 싶습니다. 화려한 정치는 이편저편이 있습니다. 화려한 관심은 없으나 조합은 모두가 한 편입니다. 열심히 하면 성과가 있습니다. 적당한 일과 적당한 여유, 그리고 적당한 긴장이 있기에 저는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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