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사랑방] “한국과 중국은 모두 내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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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사랑방] “한국과 중국은 모두 내 고향”
  • 조효가(중국)
  • 승인 2020.08.1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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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다문화가족사랑회와 함께 하는 ‘결혼이주여성 한국생활 정착기’(45)

저는 중국에서 온 조효가라고 합니다. 한국에 온 지 벌써 10년이 지났습니다.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간 것 같아요

저는 빙등축제로 유명한 하얼빈에서 태어나고 그곳에서 학교도 다녔습니다. 중국으로 연수를 온 남편을 만났고, 결혼을 약속하고 남편만 바라보고 낯선 한국으로 시집을 왔습니다.

한국 생활은 모든 것이 낯설었고 남편과는 중국어로 대화가 되어 가능했지만 시댁과는 언어문제, 문화차이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시댁 식구들과도 제가 한국어를 못해 힘들었고 친구도 없어 많이 외로웠습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임신을 하였습니다. 입덧이 심하고 한국음식도 입에 맞지 않아 너무 힘들었습니다. 음식을 먹지 못해 병원에 가서 영양제 주사 맞으며 견디곤 하였습니다. 시어머니께서는 그런 제가 안쓰러우셨는지 저를 시댁으로 데리고 가셔서 입에 맞는 음식을 해주시곤 하셨습니다. 시어머님의 배려에 감사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딸 초연이가 태어났습니다. 친구도 없고 말이 통하지 않아 힘들었으나 아이가 저의 외로움을 달래주며 한국생활에 적응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다문화센터를 알게 되었고 그곳에서 한국어 공부를 하였습니다. 센터에 다니며 친구들도 사귀어 매우 즐거웠습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배우며 다문화 강사 교육도 받고 어린이 중국어 강사 교육을 받아 다문화센터에서 어린이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사회통합프로그램도 마쳤고 한국어 능력시험 4급에 합격도 하였습니다. 지금은 다시 5급 시험을 보려고 선생님과 열심히 공부 중이랍니다. 1주일에 3일은 중국어 학원에서 중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와서 일도 하게 되어 매우 기쁘답니다.

다문화센터를 통해 한국어를 배우게 됨을 감사드립니다. 남편과 아이가 있고, 그리고 센터를 통해 알게 된 선생님들, 친구들이 저의 외로움을 날려 버려준 것 같습니다. 이제는 한국이 낯선 땅이 아닌 저의 고향이 되었답니다. 제가 태어나고 자랐던 중국이 오히려 낯설기만 합니다.

작년에 딸이 방학을 하고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셔서 한 달 동안 중국에 갔었습니다. 10년 동안 한국음식에 적응이 되었는지 이제는 중국음식이 입에 잘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배탈까지 나서 병원에서 주사까지 맞곤 하였지요.

그런데 웃기지요? 한국에 오자마자 아팠던 것이 다 나아버렸습니다. 남편한테 말했더니 “이제 한국사람 다 되었네”라고 하더라구요. 지금은 중국에 가면 빨리 한국에 가고 싶어지기까지 한답니다. 그래서 한국은 저의 제2의 고향이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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