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변화하는 종이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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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변화하는 종이 살아남는다”
  •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 승인 2020.09.0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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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모든 농산물이 기후 이상으로 정상적인 재배가 어려운 날들이었습니다.

초봄부터 냉해가 급습하더니 장마가 무려 52일간 지속되었습니다. 우리 지역 특산품인 복숭아와 포도는 햇빛을 보지 못해 당도가 떨어지고 제대로 익지도 않았습니다.

원인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입니다. 지구 온난화 현상은 21세기 인류가 맞이한 최대 문제의 하나로 등장했습니다. 온난화 현상으로 냉해와 폭염, 한발과 게릴라성 폭우 등 기후 변화가 심상치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평균기온은 지난 100여 년간 2℃ 정도 상승하였고, 앞으로 30년 후에는 3℃ 정도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사과나 배, 포도의 재배지역이 계속 북상 중에 있고 남부지방은 이미 아열대 기후로 접어들어 제주도에서나 볼 수 있는 망고, 바나나와 같은 작목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중부지방인 이곳도 아열대류 작물인 한라봉이나 천혜향을 재배하는 농가가 있습니다.

찰스 다윈(1809~1882)의 《종의 기원》이 1854년 막 출간되었을 때만 해도 모든 생명체는 하나 또는 몇 개의 종(種, species)에서 시작하여 진화하였다는 진화론(進化論)은 허무맹랑한 주장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세상의 모든 것들은 신(神)이 만들어 낸 것이며, 과거의 모습 그대로 현재까지 존재하고 있다고 하는 창조론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이 주류였습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는 진화론(進化論)은 어떤 형태의 생물이 오랜 세월 동안 환경에 맞추어서 서서히 모습이 진화해간다는 이론입니다.

다윈은 진화론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강한 종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똑똑한 종이 살아남는 것도 아니다. 변화하는 종이 살아남는다.”

기후변화는 갈수록 강력해지고 빈번하게 농부의 삶을 지배할 것입니다. 하늘만 바라보고 요행만 바랄 수는 없습니다. 아직 우리 농부들은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기술이 부족합니다. 국가 전체는 물론 지역 내 농업 여건과 미래 전망을 면밀히 검토해 농업 자주국으로 살아남도록 변화해야 합니다.

우선 4차 산업혁명의 융복합 기술을 활용하여 기후변화를 제어 관리해야 합니다. 신재생 에너지 활용기술을 이용한 스마트팜이나 식물공장의 형태가 앞당겨질 것 같습니다.

자연의 변화를 인식하고 작물의 생리에 맞는 새로운 소득작목으로 아열대 작물인 지역 특화 품목을 육성해야 합니다. 아울러 농민들의 소득 안정을 위해 변화무쌍한 천재지변에 대응한 재해보험의 활용을 촉진해야 합니다. ‘변화하는 종이 살아남는다’는 말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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