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문화·경제… 중구 혁신 새로운 패러다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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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화·경제… 중구 혁신 새로운 패러다임 준비”
  • 이호영 기자
  • 승인 2020.09.2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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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시의원] 조성칠 대전광역시의회 부의장

“3년 전 ‘촛불’이 성공한 것은 과거 수동적 삶에 익숙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의 주체로 나섰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대전의 문제도 이제는 지역 내에서 스스로 진단하고 해결하는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자세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대전시의회 조성칠 의원은 30년 넘게 지역사회 문화운동에 몸담아 온 삶의 궤적이 보여주듯 그 누구보다 지역사회 발전과 혁신에 대한 철학과 신념이 뚜렷하다. 특히 그가 살아온 대전 원도심, 중구에 대해서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교육·문화·경제에 대한 새로운 혁신 패러다임을 준비해야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열변을 토한다.

이제는 제도권 내에 들어와 새로운 혁신의 싹을 틔워가고 있는 조 의원을 만나 가슴 속 이야기를 들어봤다.
 

- 경기도 평택이 고향인데 대전에 정착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평택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대학을 진학했습니다. 누구나 그랬겠지만 1980년대 초반 거대한 사회개혁의 시대적 흐름 속에 학생운동에 눈을 떴는데, 당시 ‘정치도 중요하지만 본질적으로 문화를 변혁해야 올바른 나라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탈춤과 민요, 마당극 등을 통한 문화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특히 문화운동은 바닥과 외곽으로부터의 저변확대가 중요하다는 판단에 1987년 대학을 졸업하고 ‘지방으로 가자!’ 한 것이 대전과 인연이 돼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 문화운동이란 말 자체도 생소할 시절이라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당시는 대전이 충남에 속해있을 때였는데, 말처럼 ‘문화기획실 터’라는 사무실이 활동 공간이자 조직의 이름처럼 불렸습니다. 그러다가 운동가들이 하나둘 합류하고, 풍물·연극·노래·국악·문학 등 다양한 분야가 모여 충남문화운동연합이 조직됐는데, 사실상 이것이 대전·충남 문화운동의 시초가 됐습니다.

1987년 6월항쟁을 시작으로 농민운동, 노동운동이 잇따르던 격동기였던 만큼 광장에서도 우리에 대한 요구가 컸습니다. 거의 모든 집회의 맨 앞에 나서 문화행사를 도맡다 보니 1년 내내 정신이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파업전야’, ‘오! 꿈의 나라’와 같은 영화와 5.18 광주항쟁의 실상을 담은 영상을 들고 경찰과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1993년 문민정부가 들어서고 우리도 무대 안으로 돌아오기까지 참으로 험난한 시간들이었습니다.

- 당시 그렇게 치열하게 바꾸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나.

군부독재를 넘어 건강한 정부가 들어서야 한다는 것, 그리고 올바른 제도가 정착해야 한다는 것이 본질적 화두였습니다. 군부는 자본과 결탁해 민중을 수탈했고, 그 안에서 민중의 삶은 피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노동에서 해방되는 즐거운 사회가 되어야 하고, 바로 노동자가 그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일관된 신념이었습니다.

지금도 방식만 달라졌지 수탈구조는 여전하다고 봅니다. 다만 그렇지 않은 것처럼 느끼게 하는 상황이 많아진 것이죠. 자동차와 가전제품 소유가 많아지고, 집값이 올라가니 부자가 된 것처럼 착각하지만 상대적 격차와 박탈감은 오히려 커졌습니다. 미디어 왜곡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다만 다행스러운 것은 과거에 비해 주체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점입니다. 과거 수동적 삶에 익숙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의 주체로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3년 전 ‘촛불’이 성공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 그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제는 자기 문제를 지역 내에서 스스로 진단하고 해결하는 주체적 인간이 필요하고, 생활 속에서 아주 작은 것부터 바꾸고 변화시켜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모든 것을 국가가 통제하고 집행하는 중앙집권적 체제가 아니라 지방분권과 주민자치를 바탕으로 한 분산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인류의 발전과 풍요도 언제까지 장담만 할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만약 중국과 인도가 미국처럼 소비한다면 세계경제는 곧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닥쳐올 자원고갈과 기후·감염병의 위기 속에서 한정된 재화를 어떻게 민주적으로 나눌 것인가 고민해야 합니다. 고통을 분담하고, 불편을 감수하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도 앞으로 정치인들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일에 일조하는 것이 지금의 제 목표이고, 이를 대전시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 제도권 안과 밖이라는 위치만 바뀌었지 우리 사회를 지탱할 건강한 틀을 만들고자 하는 것, 그것은 또한 제가 그동안 일관되게 문화운동에 몸담아 온 이유와도 상통하는 일입니다.

- 그런 목표라면 의회보다 행정에서의 역할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행정이 효율성은 높습니다. 하지만 주민자치는 시가 먼저 바꿔야 구도 따라가고, 지방분권은 중앙과의 투쟁이 필요합니다. 의회에서 정책들을 만들고 다듬는 것이 그만큼 중요합니다. 시의원으로 2년을 지내고 보니 할 일도 더 많고 책임감도 더 막중해졌습니다. 하나씩 차근차근 매듭을 풀어가도록 하겠습니다.

- 화제를 바꿔 후반기 원구성 과정 진통이 컸는데, 시민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다.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합의와 토론을 통해 원활히 풀어야 하는데 분란이 인 것처럼 보인 것은 정치인으로서 할 말이 없습니다. 다만 그동안 의회에서 전반기 약속이 후반기에 지켜진 적이 없는데, 억지로라도 처음 약속한 것을 지키게 됐고 다음부터는 이런 일들이 안 만들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은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절차가 미뤄지고 의회가 열리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시민들을 뵐 면목이 없습니다.

- 부의장으로서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이번 의장단의 큰 특징은 협의, 토론, 합의 문화가 새롭게 정착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권중순 의장도 예전과는 다르게 큰 방향에서 의장단 의견을 자주 듣고 반영하려는 자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도 시민들께 죄송한 마음만큼 모든 사안에 대해 진중하고 합리적으로 추진하려 고민하고 있습니다. 공동책임을 갖고 원활한 의회운영을 위해 적극적으로 일하겠습니다.

- 지난 2년 의정활동의 보람을 꼽자면.

자치단체 정책이라는 것이 사람이 몰리는 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으니 결국 불평등입니다. 세종이 충청권 인구 블랙홀이라고 하지만 대전 안에서도 신·구도심간 블랙홀이 존재합니다. 특히 중구는 동서격차의 한복판에서 인구유출과 교육불균형이 심각합니다. 학령인구가 빠져나가다 보니 학교 규모가 작아지고, 지원은 줄어듭니다. 결국 아이들도 서구·유성구에 비해 교육의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정주여건과 교육여건을 개선하지 못하면 지역경제 침체도 해결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지난 2년 교육환경 개선과 도시인프라 확대에 집중했습니다. 시정질의 등을 통해서는 소규모학교에 대한 교육청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주문했습니다. 학생 수에 비례한 통상적 지원이 아니라 작은 학교가 더 좋고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행정적, 재정적 투자가 뒤따라야 합니다. 이 문제는 소속 상임위인 교육위원회를 통해서도 앞으로 2년간 집요하게 파고들 생각입니다.

20년 가까이 공약만 있었지 구체적 실행이 없었던 보문산관광개발사업 추진에도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허태정 시장 역시 지난 6월 2025년까지 약 2000억 원을 투입하는 ‘보문산 도시여행 인프라 조성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내년부터 예산이 투입돼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사업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더 세밀하게 살필 것입니다. 아울러 대전의 새 야구장인 베이스볼드림파크 건설 사업도 조속히 진행되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겠습니다.

이와 함께 옥계동에서 대흥동 지역에 이르는 분류식 하수관거 사업은 기한을 앞당겨 이미 공사에 들어갔습니다. 사업이 완료되면 중구 대부분 지역이 정화조 없는 깨끗한 마을로 탈바꿈할 것입니다. 아울러 한밭운동장 내 위치한 부사119안전센터도 남대전등기소 앞으로 새로 터를 잡아 이미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열심히 추진한 만큼 보람이 큽니다.

또한 대흥동네거리엔 지하에 400면 규모의 대형 주차장 만들고, 지하도를 연장합니다. 지하도는 야구장까지 연결할 수 있도록 설계에 반영해 앞으로 대전역에서 지하도로만 야구장까지 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원도심 활성화는 풀리지 않는 오랜 숙제다. 어떤 방향으로 추진돼야 하나.

기본적으로 도시는 SOC(사회간접자본)가 잘 갖추어져야 사람이 모이고 경제도 일어납니다. 다만 중구는 새롭게 택지를 개발하고 도로를 건설할 수 없으니 재생의 가치에 집중해 사업을 추진해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은행1구역 재개발이 당면과제인데, 3000세대가 들어오는 이 사업이 성공한다면 중앙로 원도심 일대 활성화에 엄청난 기폭제가 될 것입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시정질의를 통해 허태정 시장에 용적률 확대를 적극 건의했으며, 재개발조합 및 사업 반대측과 만나 의견을 조율하고, 대기업과도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사업성 등 의사타진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원도심 활성화는 대전시의 의지와 정책이 중요합니다. 사실 모든 기관과 권력이 둔산으로 이전하면서 기존 지역이 피폐해질 것은 예견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이제 와 다시 되돌릴 수는 없으니 시가 ‘앞으로 경제권력은 원도심!’을 선언하고 신사업 유치와 분산을 통해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짜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사람과 재화가 모이고 원도심에도 다시 희망이 생길 것입니다.

- 전문가 입장에서 문화예술 정책은 어떻게 추진하는 것이 맞나.

그동안 문화예술계가 워낙 열악하다 보니 대전시의 지원도 창작과 유통에 집중됐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 즉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자생력을 키울 수 없습니다. 소비가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공급자도 새로운 창작활동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시의원이 되고 학생 관람비 지원 조례 제정 등 문화예술 저변 확대에 힘을 쏟았습니다. 앞으로 시도 이런 차원에서 소비 진작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확대해야 할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앞으로 남은 임기 2년 각오를 부탁한다.

지난 2년은 주로 지역사회 현안 해결을 위해 주민과 만나 많이 듣고 공부하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습니다. 이제 앞으로 2년은 그동안 연구한 내용을 정책화하고, 실질적으로 현장에 반영되도록 하는 일에 매진할 것입니다. 다소 부족한 면이 있겠지만 열심히 뛰고 있는 만큼 더 많이 찾아주시고 조언을 해주시면 지역의 일꾼으로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조성칠 의원 프로필

▲선거구 : 중구 제1선거구(은행선화동, 대흥동, 문창동, 석교동, 대사동, 부사동)

▲소속정당 : 더불어민주당

▲학력 : 고려대 중어중문학과 졸업

▲경력 :

- 더불어민주당 중구지역위원회 부위원장(전)

-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대전지회(대전민예총) 사무처장, 상임이사(전)

- 대전독립영화협회 대표(전)

- 원도심문화예술인연대 공동대표(전)

- 대전충남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이사(전)

- 문재인대통령 후보 대전시 공동선거대책본부장(전)

- 고려대학교 교우회 부회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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