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뛰는 현장행정… 나는 서구 맏며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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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뛰는 현장행정… 나는 서구 맏며느리!”
  • 이호영 기자
  • 승인 2020.10.2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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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시의원] 박혜련 대전광역시의회 의원

“쉽지 않은 길이지만 제가 또 6남매 집안 맏며느리 아닙니까? 결국은 내 가족과 이웃을 위한 일인데 내 일처럼 한다면 못할 것도 없지요.”(웃음)

재선 서구의원을 거쳐 재선 대전시의원으로…, 여성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정치권에서 특유의 친화력과 섬세함, 성실함으로 독보적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의원이 있다.

“봉사 하나는 자신 있다”는 패기와 각오 하나로 정치에 뛰어든 지 벌써 14년째. 대전 광역·기초의회 맏언니이자 서구 맏며느리, 무엇보다 발로 뛰는 현장행정으로 왕성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는 박혜련 대전시의원을 만나봤다.


- 정치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지역에서 오랫동안 봉사활동을 하면서 박병석 의원 선거 때 자원봉사를 하게 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눈에 띄었는지 뜻밖에도 기초의회 비례대표 권유를 받았습니다. 당시 남편이 교육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어 혹여 누가 되지 않을까 고민이 많았는데, 남편이 선뜻 “아이들도 다 크고 했으니 다른 분야에서 활동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격려를 해줘 2006년 제5대 서구의회 의원으로 첫 정치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 여성으로서 정치를 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당시만 해도 서구의원 20명 중 여성은 저를 포함해 단 두 명일 정도로 여성의 정치참여가 일반적이지 않았고, 사회도 보수적인 분위기여서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특히 비례대표는 지역구가 따로 없다 보니 주민들로부터 인정받기 어려웠고, 그만큼 설움도 많았지요.

그렇다고 언제까지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가 될 수는 없어 ‘아, 이래선 안 되겠다!’ 각오를 다지고 더 열심히 지역 구석구석을 돌고 주민들을 만나며 각종 민원이며 동네일을 도맡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했지만, 그래서인지 4년 뒤 지역구에 출마해서는 남성 의원을 제치고 4개 동에서 모두 득표율 1위로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지금에 와서 보니 그때 닦아놓은 기반이 두 번의 구의원과 두 번의 시의원을 하게 된 밑바탕이 된 것 같습니다.

- 구의원을 하다가 시의원으로 진로를 바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구의원을 재선까지 하고 그만큼 지역을 더 발전시키고 싶은 마음도 커졌지만 당면한 문제를 풀고 사업을 추진하는 데는 현실적 한계가 많았습니다. 기본적으로 구와 시의 사업 규모가 다르고, 의원 역할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아, 이래선 안 되겠다!’ 두 번째 결심을 하고 시의원에 도전했고, 주민들 덕에 시의회에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역시나 시의원이 되고 보니 지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와 폭도 커졌습니다. 얼마 전 내동·가장동 하수관거정비사업에 495억 원을 반영시켰는데, 구의원을 했더라면 과연 가능하기나 했겠나 싶습니다. 주민들이 갈망하는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할 수 있어 보람이 큽니다.

- 그렇게 시의회에 입성해 7대와 8대 의회에서 행자위원장을 연속 두 번이나 했다.

다양한 분야 오랜 의정경험 덕에 나름 전문성을 가지고 무난히 중책을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대전방문의 해 성공에 의지를 가지고 시정질문을 통해 시장에게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질타도 했고, 상임위 의원들과 전국을 다니며 홍보도 열심히 했는데 결과적으로 코로나19 때문에 사업이 중단돼 안타까움이 큽니다.

소방공무원 처우개선에도 관심을 가지고 각종 지원조례 제정 등 노력을 많이 기울였는데, 이런 인연으로 최근에는 민간기업으로부터 대전시 소방공무원 정신건강 케어 지원을 약속받고 1억 원 상당의 기부를 연결해 주기도 했습니다.

- 그래서 그런지 ‘수상의 달인’이라 불릴 정도로 각종 수상과 감사장이 넘쳐난다.

시 정책에 대한 감시와 견제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고, 시민의 실생활에 밀착한 정책 발굴과 민원 해결에 앞장서다 보니 상을 받을 기회가 많아진 것 같습니다.(웃음) 그동안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나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기자협회 등 다양한 기관에서 받은 상장과 감사장이 40개 가까이 되지만, 그래도 지역 주민들께서 주신 감사패 하나하나가 내겐 보물만큼 더 소중합니다. 그만큼 지역 구석구석 발로 뛰며 열심히 의정활동을 했다는 증거이기도 하지요.

- 의정활동을 하면서 가장 보람 있던 일은?

변동·괴정동·가장동·내동 제1선거구는 서구 6개 선거구 중 가장 낙후된 곳입니다. 기본적인 문화체육시설 부족은 물론이고 하수관로 노후화로 악취문제도 심각하죠. 지역구 내 아파트 비중이 30% 정도인데 이미 정화조가 포화상태에 이른 지 오래입니다. 시의원이 된 뒤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인 것도 바로 이 문제였습니다.

결국 7대 의회에서 시정질문을 통해 정비사업을 진행하겠다고 시장 답변을 받아냈고, 이후 예산 반영과 약 1년에 걸친 설계작업도 마무리했습니다. 올해 하반기부터 49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할 예정인데, 사업이 마무리되는 3년 뒤면 내동 전체와 가장동 일부지역에서 정화조가 완전히 사라지게 됩니다. 주민들도 좋아하시고 저로서도 가장 큰 보람입니다. 변동·괴정동 지역을 위한 2차 예산확보가 다음 목표입니다.

- 노인 일자리 문제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5분 발언을 통해서도 지적했지만 대전은 노령층 비중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합니다. 이를 위해 대전형 노인일자리지원센터 설치를 제안하고 직접 관련 조례도 개정했습니다. 그동안 시에서는 국비를 받아 어르신 일자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저소득층이 아닌 소득분위 중간층을 위한 일자리와 교육기회는 많지 않습니다. 시가 보다 적극적으로 일자리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앞으로 사회적 비용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임기 내 노인일자리지원센터가 설치될 수 있도록 모든 최선을 다할 각오입니다.

코로나19가 상황에 맞춰 복지행정서비스체계도 서둘러 개편해야 합니다. 모든 것이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그동안 활발하게 진행되던 독거노인 지원 등 다양한 사업에 제약이 따르고 있습니다. 각종 자생단체에서 진행하던 봉사활동도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시뿐만 아니라 구에서도 서둘러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 열악한 도시기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앞서도 말했듯 변동·괴정동·가장동·내동은 서구 내에서도 낙후가 가장 심각한 지역입니다. 다행히 괴정동 숭어리샘 재건축과 가장동 재개발, 도마변동 재개발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어 이를 기폭제로 지역발전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앞으로 이들 지역에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면 젊은 층 인구유입과 기반시설 개선, 문화체육시설 확보 및 지역상권 활성화 등 그동안 누적된 문제들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도마네거리에서 변동, 가장동, 괴정동, 용문역으로 이어지는 구간에 트램 지선을 추가로 설치하기로 해 교통여건도 크게 개선될 것입니다.

주민들께서 앞으로 한 번 더 기회를 주신다면 아직 해결하지 못한 지역의 현안사업들을 꼭 완성시키고, 생활밀착형 정책을 발굴해 소외된 계층과 주민들께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의정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정치에 관심을 두고 있는 후배 여성들을 위해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여성은 특유의 친화력과 섬세함을 갖추고 있어 지방의원 역할에 적합하고, 남성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정치는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통념도 많이 사라졌지요. 현재 각 당에서도 여성공천비율 30%를 명문화하고 있는데, 앞으로 50%까지 확대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공천이 정당에 의해 이루어지다 보니 지역 내 활동이 전혀 없는 분들이 당 추천으로 지방의회에 진출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의회에 진출하면 지역·주민과 괴리돼 성공적인 의정활동을 펼치기 쉽지 않습니다. 정치에 뜻이 있는 여성 후배들이 있다면 미리 지역에서 꾸준히 봉사하고 주민들과 소통하며 자신만의 기반을 갖춘 뒤 공천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박혜련 의원 프로필

▲선거구 : 서구 제1선거구(변동, 괴정동, 가장동, 내동)

▲소속정당 : 더불어민주당

▲학력 : 신흥초, 한밭여중, 대성여상, 한밭대 경영학과 졸업, 충남대 행정대학원 석사

▲경력 :

- 제5대, 제6대 대전 서구의회 의원(전)

- 제7대, 제8대 대전시의회 행정자치위원장(전)

- 만년고등학교 운영위원장(전)

- 내동초등학교 운영위원회 위원(전)

- 서부초등학교 운영위원회 위원(전)

- 가장초등학교 운영위원회 위원(전)

-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 백운초등학교 운영위원회 위원(현)

- 사회복지법인 보람의집 고문(현)

- 민주평통정책자문위원(현)

- 국제라이온스 B지구 목화클럽이사(현)

- 내동 주민자치위원회 고문(현)

- 내동 여성 자율방범대 고문(현)

- 내동 풍물단 고문(현)

- 내동 자녀안심협의회 고문(현)

- 괴정동 여성자율방범대 고문(현)

- 괴정동 새마을부녀회 고문(현)

- 괴정동 지역사회보장협의회 회원(현)

- 괴정동 자원봉사협의회 고문(현)

- 나래예술단 고문(현)

- 가장동 적십자 봉사회 고문(현)

- 가장동 들말풍물단 자문위원(현)

- 변동 복지만두레 고문(현)

- 변동 풍물단 고문(현)

- 변동 적십자봉사회 고문(현)

- 변동 바르게 살기 위원회 고문(현)

- 변동 새마을부녀회 고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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