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해남 두 번째 사진시집 ‘바람을 찍는 법’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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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해남 두 번째 사진시집 ‘바람을 찍는 법’ 출간
  • 양민규 기자
  • 승인 2020.11.25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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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곧 충남 금산에서 활동해 오고 있는 시인(좌도시 동인)이며 사진가인 양해남이 두 번째 사진시집 ‘바람을 찍는 법’을 출간했다.

흔히 시에 비교되는 사진을 넣고 다시 시를 썼으니, 이미지와 의미가 이 작은 책에 가득하다.

<세마지에 머문 시간>, <인생은 말이지>, <바람을 찍는 법> 등 신작시 94편과 그의 생활반경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서 촬영한 컬러·흑백 사진 94매를 수록했다.

5부로 구성된 이 책은 아무래도 아버지들에게 바치려는 듯, 1부는 “이 땅을 견뎌낼 수 있도록, 온전히 버텨낼 수 있도록 설계된 사람 아버지”에게 전하는 감사의 말로 시작한다. 거름바지게를 엮는 아버지, 인삼밭에서 일하는 아버지, 트랙터를 모는 아버지 등 논밭과 장터에서 일하고 쉬는 아버지의 모습을 담고 있다.

2부는 과수원과 일터 등지에서 만난 어머니의 모습이다. 방금 짜낸 걸쭉한 참기름을 병에 담은 장면에서 시인은 “참 고소한 소리”를 듣는다.

3부는 아이들과 시간이 주제다. 자연에서 성장하는 아이들과 세월 따라 가버린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이 시와 사진에 배어 있다.

4부는 마을과 길에서 만난 분주히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수입과 관계없이 자기 일에 열중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시인은 ‘행복 셔터’를 누른다.

5부는 이 책의 주제가 함축된 풍경이다. 당산나무와 바닷가, 오래된 기와집과 “굽었다 치면 굽은 대로/ 휘어져 버렸다면 휘어진 대로/ 산비탈 하나도 거스르지 않고/ 차곡차곡 쌓은 순리의 곧은 선” 인삼밭이 설치미술처럼 자리하고 있다.

시인은 굳이 먼 곳에서 테마를 찾으려 들지 않는다. 마을과 들길을 걷다가 만난 사람들이 모두 그의 사진과 시의 재료다. 그의 시어(詩語)에는 농촌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과 노동이 배어 있고 충청도 말투가 묻어난다.

사진을 말(언어)이라고도 하는데 사진에서도 그것이 짙게 나타난다. 그의 시나 사진은 모두 당대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전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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