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통해 우리 사회 행복의 징검다리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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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통해 우리 사회 행복의 징검다리 되고 싶어요”
  • 이지수 기자
  • 승인 2021.02.05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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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사회적경제 활성화 프로젝트] 김은순 세종시마을기업 ‘욜로게임즈’ 대표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 단 13분’. 최근 공익광고의 한 문구다. 한집에 살지만 카톡으로 대화하고 한 식탁에서 밥을 먹으면서도 각자 스마트폰만 바라보는 모습이 남의 집 일 같지 않은 씁쓸한 현실.

“3대가 모여 보드게임을 하는 가족, 화목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선생님하고 수업하면 자꾸 깔깔 웃게 돼요.”

보드게임은 온 가족이 모여 놀이를 통해 소통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라는 신념으로 사업에 도전한 사람이 있다. 젊은 시절 개그우먼이 꿈일 만큼 남다른 유머감각을 자랑하는 그의 별명은 ‘깔깔마녀’. 별명처럼 세종시에 놀이를 통해 웃음을 전파하는 욜로게임즈 김은순 대표를 만났다.

- 욜로게임즈를 소개해달라.

보드게임 전문지도사들로 구성된 협동조합으로, 보드게임을 연구·개발·교육하는 기업입니다. 세종시를 테마로 한 보드게임 개발과 교사·직장 연수프로그램, 보드게임 전문지도사 양성과정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보드게임 빌리지, 어르신 맞춤 게임 개발, 유튜브 활동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 보드게임 강사에서 마을기업 대표가 됐다.

동네 맘카페에서 취미로 보드게임 모임을 하던 것이 보드게임 전문강사로 구성된 동아리 구성으로 이어졌고, 그렇게 사람이 한두 명씩 모여가면서 보드게임이 어떤 ‘선한 영향력’을 확산시킬 새로운 사업의 분야가 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길로 도전에 나섰고, 그렇게 시작해 결성한 퀸즈보드공동체가 세종시 마을공동체로 선정되고, 2016년 ‘1090 어울림 보드게임 사업’으로 세종시 우수 마을공동체, 전국 공동체 한마당 우수상 수상 등 성과도 거뒀습니다.

뭔가 가능성이 보였고, 2017년엔 본격적으로 ‘YOLO Games(욜로게임즈)’라는 마을기업을 협동조합으로 키웠습니다. 제가 구상한 것이 현실로 자리잡고, 공동의 행복을 위한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어 보람이 큽니다.

- 보드게임 사업 주요 방향은.

보드게임 빌리지 사업, 게임 개발, 유튜브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보드게임 대여사업은 부품 하나라도 잃어버리면 새로 제작해야 하고, 기간 내 대여횟수에 제한이 없어 수익이 나기 어렵지만 보드게임 문화 확산을 위해 지속하고 있습니다. 어르신을 위한 나이스샷, 오행건강죽, 행복이열리는 나무 등 5가지 맞춤 게임 개발에도 성공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유튜브를 제작해 ‘정확한 게임 룰 설명+재미’로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유튜브와 대여사업, 게임개발, 지역홍보 결합 콘텐츠 개발 등 사업을 확대해볼 생각입니다.

- 보드게임이 아이들 교육에 좋다고 강조했는데.

보드게임은 인생의 축소판입니다. ‘행운의 여신은 활발하다. 그래서 포기하지 않으면 기회가 온다’고 아이들에게 가르칩니다. 인생에서 머리 좋은 사람만 성공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기다리면 언젠가 반드시 기회가 온다는 것을 알게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보드게임을 해보면 아이들의 성향이 잘 드러납니다. 리더의 역할, 조정자의 역할, 소극적인 아이, 집중력이 부족한 아이, 지나친 경쟁심 등이 보입니다. 아이들에게 보드게임은 이기는 게 목적이 아니고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 세대 간, 가족 간 소통도 가능하다고.

보드게임은 다양성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종류가 많아서 누구나 자신에 맞는 게임을 찾을 수 있습니다. 욜로게임즈의 ‘1090 어울림 보드게임’처럼 가정에서도 할아버지, 할머니와 손주가 함께 놀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가족이 함께 하는 건강한 놀이가 있으면 행복하지 않을까요? 더 많은 사람들이 세대를 뛰어넘어 소통할 수 있는 놀이문화를 공유했으면 좋겠습니다.

- 강사양성 교육도 꾸준히 하고 있다.

세종시에는 남편 직장 때문에 이주한 고학력 전업주부들이 많습니다. 이들이 사회로 나오고 싶어도 여성 일자리는 아직도 단순 서비스직이 많습니다.

욜로게임즈는 전문교육을 통해 보드게임 지도사를 양성해 여성들에 ‘만족스러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보드게임으로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여성들을 만날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 마을기업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청소년들에게 보드게임을 가르쳐서 복지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1090 어울림 보드게임 대회까지 성공적으로 개최했었습니다.

결승에서 초등 저학년 2명과 어르신 2명이 만나게 됐는데 그 자체가 드라마 같았습니다. 초등학생들이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어르신들에게 게임 방법을 가르쳐주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보드게임을 통해 청소년들이 다른 세대를 이해하고, 어르신들은 자존감이 높아지는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 앞으로 바람은.

궁극적인 목표는 보드게임 문화 활성화입니다. 욜로게임즈가 큰 수익을 낸다기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드게임을 통해 행복해지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욜로게임즈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이 확대되고, 또 보드게임 체험 프로그램이 마을 커뮤니티 공간에 전파돼 많은 사람들이 보드게임을 가까이에서 체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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