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꽃 문화 전파하는 ‘노래하는 꽃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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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꽃 문화 전파하는 ‘노래하는 꽃 사장’
  • 이지수 기자
  • 승인 2021.02.0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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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도전하는 여성들] 홍은주 NBC꽃예술아카데미 대표

“꽃은 행사용이나 선물용이 아니에요.”

가정과 회사에서 꽃을 일상적으로 즐기는 ‘생활 속 꽃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홍은주 NBC꽃예술아카데미 대표.

평범한 회사원에서 2015년 한국화원협회 대전지회 첫 여성지회장, 올해 한국꽃예술작가협회 부이사장까지 홍 대표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쉼없이 도전에 나서고 있다.

회사에 다니면서도 창업을 꿈꾸며 새벽 잠과 퇴근 후 편안한 휴식을 포기하고, 자신에 맞는 창업 아이템을 찾은 후에는 임신과 출산이라는 힘든 상황에서도 자격증 공부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꽃집 사장님’이 되어서도 안주하지 않고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스타일을 계속 연구하고, 전국을 누비며 컨설팅 강의를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대면 강의가 어려워지자 유튜브 제작에 나섰다. 홍 대표는 24년간 쉼없이 연구하며 성장하고 있다 .

2016년 김영란법 시행으로 직격탄을 맞고, 2020년 코로나19로 생사의 갈림길에 선 화훼산업을 살리기 위해 생활 속 꽃 문화와 ‘포트식 신화환’ 확산에 나선 홍 대표를 만났다.

- 취업 후에도 창업을 위해 노력했다.

큰딸에 동생이 5명이나 있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을 했지만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언젠가는 내 사업을 하고 싶어서 회사를 다니면서도 새벽에는 영어학원, 퇴근 후에는 피아노나 꽃꽂이 학원을 다니며 창업을 준비했습니다.

임신과 출산 기간에도 자격증 공부를 계속 했고, 창업이라는 목표를 이룬 후에도 ‘꽃집 아줌마’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 창업 초기 가장 힘들었던 점은.

2000년도에 대전꽃도매시장 구석진 자리에 5평짜리 작은 가게를 열었습니다. 눈에 띄지 않는 자리라 어떻게 고객을 만나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차별화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유러피안 디자인으로 새로운 스타일의 꽃꽂이를 선보이고 화병, 포장용지도 차별화하자 고객이 찾아오고 거래처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만나 고객들이 지금까지 먼 곳에서도 찾아오는 단골이 됐습니다.

- 사업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노하우가 있다면.

매일 하루의 계획을 세웁니다. 그리고 거울을 보며 만세삼창을 합니다. 만세삼창으로 나에게 용기를 주고 ‘오늘 하루도 잘 될거야’라고 주문을 겁니다. 꽃집에 출근해 국민체조를 하고 활기차게 영업을 시작합니다. 긍정적인 말과 행동은 긍정적인 결과로 돌아온다고 믿습니다.

- 컨설팅이나 강의할 때 강조하는 것은.

2012년부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화원경영개선교육 및 비법전수컨설팅, 창업 컨설팅 등을 하면서 늘 강조하는 것이 있습니다.

첫째, 원가 계산을 잘해라. 둘째, 자기 꽃집만의 대표상품을 만들고 적극적으로 홍보해라. 셋째, 고객을 따라가지 말고 따라오게 해라. 넷째, 자격증을 갖춰라. 제 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입니다.

- '생활 속 꽃 문화’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화훼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생활 속 꽃 문화’가 조성돼야 합니다. 아직도 꽃을 행사용, 선물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제 우리도 꽃을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어릴 때부터 꽃을 즐길 수 있도록 어린이 플로리스트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1테이블 1플라워’ 운동도 확산돼야 합니다. 이를 통해 꽃 소비가 증가하고 시니어 일자리 창출도 가능합니다. ‘금요일 만원의 행복’ 등 꽃 정기배송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만원의 행복’을 아파트 부녀회와 연계해 ‘아파트형 창업’으로 여성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입니다.

- 지난해 의료진에 꽃 선물을 했는데.

농가에서 꽃을 갈아엎는 뉴스를 보고 생각이 많았습니다. 자식같이 키운 꽃을 판로가 없어서 갈아엎는 농민들의 마음이 어떨지.

꽃 전문가로서 농가도 살리고, 코로나로 힘든 의료진도 위로하고 ‘일석이조’인 것 같아 꽃을 선물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처음에 중구청과 연계해 의료진에 전달했는데 다른 구청들도 참여하고 의료진들도 고마워했습니다. 코로나19로 모두 힘든 한해였지만 서로 보듬어주면서 위로를 받을 수 있었던 것같습니다.

- '노래하는 꽃 사장’ 유튜브도 운영하는데.

지난해 코로나19로 집합강의가 어려워지면서 유튜브를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왕 하는 거 즐겁게 하고 싶었어요. 꽃꽂이 하면서 노래도 부르면 눈도 즐겁고 귀도 즐겁잖아요. 

제 꿈이 원래 가수였는데 동생들 가르치느라 꿈을 포기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축제에 나가면 이미자, 조미미 뺨치게 잘 불렀지요. 전국 행사에서 노래로 상도 많이 받았어요. 유튜브 구독자가 1000명이 넘으면 아침마당 ‘도전 꿈의 무대’에 나가려고 합니다.

- 꽃 전문가로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화훼산업의 유통질서를 지키고 꽃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포트식 신화환'을 사용해야 합니다. 신화환은 작은 화분을 모아 화환을 만들고 행사 후 손님들에게 나눠주는 신개념 화환입니다. 재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농민도 살고, 꽃집도 살고, 고객은 집에 가져가서 꽃을 즐길 수 있습니다. 상생이 가능한 것이죠.

구화환은 ‘재탕’을 하고 조화를 사용하는 등 문제가 많습니다. 지난해부터 재사용 표기를 안 하면 최대 1000만원의 벌금을 물도록 했지만 근절이 쉽지 않습니다.

유통질서가 무너지면서 꽃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꽃집에 수입품목이 없었는데 지금은 네덜란드, 베트남, 중국 등 거의 다 수입산 입니다.

꽃집이 먼저 변해서 생화를 사용하고, 고객도 싼 것만 찾지 말아야 우리 꽃 농가가 살 수 있습니다.

- 앞으로 계획은.

원예복지에 힘을 쏟으려고 합니다. 현재 원예복지 민간자격증을 발행하는 등록기관으로 원예복지사를 교육, 양성하고 있습니다. 원예복지 활동으로 어르신, 장애인, 불우이웃들에게 꽃으로 웃음과 행복을 선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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