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조합장 2년의 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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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조합장 2년의 반추
  •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 승인 2021.02.08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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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의 금강경(金剛經)에서 이 세상 사람을 범부 중생, 현인, 성인, 부처로 분류합니다.

범부 중생은 살려고 하는 짓이 죽는 길이 되는 어리석게 행동하는 사람입니다. 물고기가 낚싯밥을 물듯이 행복하려고 나름대로 애쓰고 노력한 결과가 불행을 자초합니다. 주려는 마음은 없고 얻으려는 마음만 있습니다.

현인은 아주 현명한 사람으로 자기를 해치는 짓은 하지 않습니다. 가는 말이 고아야 오는 말이 곱듯이 주고받습니다. 부지런히 복을 지어서 복을 받으려고 합니다.

성인은 주려는 생각만 하고 받으려는 생각이 없습니다. 베풀고도 받으려는 생각이 없습니다. 봄에 밭 갈고 씨 뿌려 여름에 김매고 열심히 일해 가을에 추수를 해도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줘 버립니다. 농사짓는 자체가 행복이니까요.

성인은 아무 바라는 마음이나 집착 없이 중생을 이롭게 합니다. 이러한 성인을 불가에서는 보살(菩薩)이라고 합니다. 부처는 이 세상에 어떤 것도 내 것 네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분입니다. 무소유(無所有)이므로 더 이상 주고받는다는 생각이 없고 다만 필요에 따라 쓰일 뿐입니다.

불법(佛法)은 공(空)하여 자성(自性)이라는 것이 없다고 합니다. 무아(無我)이므로 실체가 없고 텅 비어 있으니 인연 따라 갖가지 법으로 드러나고, 인연 따라 차별로 드러납니다. 불가의 무위(無爲) 법대로 하면 사람 관계에서 갈등이 일어날 게 없을 것 같습니다. 이제 자식이 40이 다 되고 그 자식이 자식을 낳아도 “나는 아버지다”라는 마음이 떠나지 않습니다. 과거 자식에 대한 기억으로 아버지 노릇을 툭툭 털어낼 수 없습니다.

이제 조합장이 된 지 2년이 다 되어갑니다. 과거와 전혀 다른 변신입니다. 과거에 젖어 그 허상을 아직도 간직하는 것이 아닌가 반성합니다. 과거 경력이 화려하든 중하든 현재 하는 일이 절에 들어와 빗자루 들고 청소하면 그냥 한 사람이 청소하는 것입니다.

조합장이란 인연따라 오로지 그 자리에 걸맞게 일하는지 제 자신을 바라봅니다. 법륜스님의 말씀에 물이 그릇에 따라 그때 그때 바뀌듯이 변해야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인연따라 사는 삶이 집착 없는 삶이고 그것이 소위 무위의 삶이라고 합니다. 과거를 버리고 현재에 사는 삶입니다.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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