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2050 탄소중립과 농업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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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2050 탄소중립과 농업의 선택
  •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 승인 2021.02.1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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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꼬마인간들과 생쥐들이 살았습니다. 그들은 창고에서 편한 마음으로 마음 놓고 맛있는 치즈를 즐겼습니다.

꼬마인간들은 늘 같은 마음과 행동으로 그저 안락을 즐깁니다. 이에 반하여 생쥐들은 치즈가 어제와 다른 변화가 있는지 주의 깊게 관찰합니다.

두 생쥐는 어느 날 치즈의 재고량이 줄어들자 운동화 끈을 질끈 매고 새로운 창고를 찾아 나섰습니다. 그들은 다가온 변화를 수용하고 주저 없이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안일 무사한 꼬마인간들은 창고에 재고가 없는 것을 전혀 예상하지 않다가 허둥댑니다. 그들은 그들의 삶에 더이상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리라 확신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결과에 좌절과 분노를 느끼고 책임을 서로에게 돌립니다.

그래도 한 꼬마인간은 시간이 많이 흐르고 두려웠지만 과거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새로운 치즈를 향하여 떠납니다. 그는 오랫동안 치즈를 먹지 못하여 예전보다 더 힘이 들었고 시간도 더 많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꼬마인간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끝까지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끝내 그 자리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스펜서 존스(1938~2017)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에서 나온 내용입니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비유하여 표현한 것입니다.

세계 곳곳에서 지구 온난화로 가뭄·폭우·폭염 등 자연재해가 빈발하고 있습니다. 그 원인은 온실가스 때문입니다. 이 속에는 이산화탄소, 아산화질소와 메탄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농기계와 비료 사용, 가축의 생육과정과 분뇨에서 나옵니다.

앞으로는 탄소량 감축이 국제무역 거래에서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만든다는 탄소중립을 선언했습니다.

문제는 농가 대부분이 저탄소 정책에 대하여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니 저탄소 농업에 대하여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는 것입니다. 우리 농업이 할당된 감축 목표를 지키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농약이나 제초제, 가축 사육 두수를 제한하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제 저탄소 농업은 선택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WTO 체제하에서는 세계 최강자만이 살아남습니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만큼 경영혁신을 생각하고 실천하여야만 하는 국가는 없습니다.

가뜩이나 경쟁력이 취약한 농가 현실이 걱정입니다. 우리는 관행농업에 너무나 익숙합니다. 경영혁신은 기존의 관행을 철저히 무시하여야만 비로소 거론할 수 있습니다.

탄소량을 낮추는 국제적인 기후정책에 대하여 위기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남보다 먼저 위기의식을 느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포커게임 같은 세계 무역전쟁에서 가장 빨리 망하는 것은 별 대책 없이 남이 하는 대로 따라 하는 것입니다.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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