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이 드시던 우리밀 세종시민 모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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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이 드시던 우리밀 세종시민 모두에게”
  • 이지수 기자
  • 승인 2021.02.19 13: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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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사회적경제 활성화 프로젝트] ② 정규호 세종우리밀 대표

"밀은 과거 왕실에서나 먹던 귀한 음식이었습니다. 세종실록에도 궁중 수륙재 때 면이 사용됐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수입산에 밀려 사라질 위기에 처한 토종 우리밀을 되살려 세종시민 모두가 먹을 수 있는 시대를 만들겠습니다."

안동대 민속학과를 졸업하고 17년간 한국민속촌 학예사로 근무하다 농촌 마을기업 대표로 변신, '같이 하는 마을기업, 가치있는 지역사랑'을 내걸고 '세종우리밀'을 운영하는 정규호  대표의 이야기다.

민속촌 근무 시절 옹기박물관 기획을 계기로 2008년 세종에 내려와 2년간 전통 장류 테마공원인 ‘뒤웅박고을’ 조성을 진두지휘하고, 2013년까지 세종 전통장류명품화 공모사업을 추진해 전국 최우수 평가를 받기도 했다.

농촌 6차산업이 도약하던 2014년 컨설팅 회사를 설립해 농촌 마을과 기업 컨설팅으로 활약하다 지금은 충남도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는 자타공인 농촌 6차산업 전문가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밀에서 농촌 마을이 더불어 성장할 수 있는 희망을 보고 사업에 뛰어든 정 대표. 곧바로 주민들과 세종시에서 처음으로 우리밀 생산, 제조 마을기업을 설립해 직접 재배에 들어갔다.

“세종을 우리밀 개척 전진기지로 만들겠습니다.”

제분소도, 정미소도 없는 세종에서 우리밀 사업에 뛰어들어 고군분투하는 정 대표의 당찬 포부다.

- 세종우리밀을 소개해달라.

수입밀이 전체 밀가루 소비량의 95%를 넘고 있습니다. 우리 식탁을 점령한 수입산은 GMO(유전자변형 농산물)이고 방부처리도 심하기 때문에 건강에 해롭습니다.

세종우리밀은 세종시민의 건강한 식탁을 위해서 생면 칼국수와 빵 등 건강한 우리밀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 마을기업 설립 이유와 추진과정은.

마을주민이 함께 농업을 통해서 지역사회 공익적 가치를 추구하고 이익을 지역에 환원하기 위해 마을기업에 뛰어들었습니다. 고령화가 심각한 농촌에서 일자리를 창출해 주민 삶의 질을 개선하자는 목표도 있었습니다.

2016년 세종우리밀 공동체를 결성하고 다음 해 농업회사 법인 세종우리밀로 전환 후 8월 마을기업에 선정됐습니다.

2017년 처음으로 밀을 수확하고 생면 칼국수 생산설비를 구축했지만 판로가 없어서 어려움을 겪다 2019년 로컬푸드 직매장에 입접하면서 본격적으로 갈 길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 세종에서 처음으로 우리밀 사업화했다.

GMO가 섞이지 않은 식탁이 없을 정도로 수입밀이 늘어나면서 건강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우리밀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을 보면서 언젠가는 우리밀 사업이 성장할 거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천안호두과자 사업에서도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수입밀보다 우리밀 제품이 가격이 비싸도 소비자 선호도가 더 높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건강에 좋은 식품을 먹이고 싶은 마음은 모두 같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식탁에 GMO가 아닌 건강한 우리밀을 제공한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 소비자 반응은 어떤지.

생면 칼국수를 처음 출시했을 때는 시행착오도 겪었습니다. 기술적으로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소비자들은 우리밀을 믿어주었습니다. 이후 마을기업 지원기관의 컨설팅을 통해 제품이 개선되면서 판매가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전 직원이 김범안 제과기능장에게 우리밀 제과제빵 기술을 전수받아 9월에 세종우리밀 빵을 출시했습니다. 식빵, 모닝빵에 이어 올해 치아바타를 개발했습니다. 소비자들의 우리밀 제품에 대한 신뢰와 격려에 큰 힘을 받습니다.

- 운영하면서 힘든 부분은.

농지 확보 문제가 가장 어렵습니다. 해마다 전동면 주민을 대상으로 우리밀 사업을 홍보, 독려해 농지를 확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올해부터는 밀 농가를 소액주주로 사업에 참여시켜 안정적으로 농지를 확보할 계획입니다. 전량 수매, 임대 경작 등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제빵 전문인력 확보도 해결해야 할 숙제입니다.

- 판로는 어떻게 확보하고 있나.

현재는 로컬푸드 직매장인 싱싱장터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외식이 줄어들면서 칼국수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안정적 판매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올해는 농협 하나로마트 진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나로마트 진출에 성공하면 온라인 판매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 농촌체험관도 운영하고 있는데.

우리밀 푸드체험을 통해 우리밀 제품의 저변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시민·학생들이 우리밀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빵 만들기, 칼국수 만들기, 여치집 만들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합니다.

지난해 농림부로부터 농촌융복합산업 경영체 인증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농림부, 지자체 등에서 홍보 및 판로 개척 등을 지원해주고 브랜드 가치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 앞으로 계획은.

올해 목표는 ‘세종우리밀’ 밀가루 브랜드를 갖는 것입니다. 지금은 생산량이 적어 자체 브랜드를 붙이지 못하기 때문에 점차 생산량을 늘려갈 계획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자력으로 농지를 확보하고 자체 공장을 건립해 전동면이 세종시 우리밀 생산단지로 발돋움하도록 하겠습니다. 세종시민이 세종시에서 생산한 우리밀을 먹는 시대가 현실화 될 겁니다.

또 세종시가 도시화 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끼는 북부 농촌주민이 우리밀을 통해서 자부심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 마을기업 선배로서 한마디.

마을기업은 근본적으로 현대사회에서 사라진 마을공동체 복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그래야 기업이 성장할 수 있고, 성장과 함께 공적 기여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마을기업에 관심이 있다면 우선 마을공동체에 대해서 고민해보고, 어떻게 사라진 마을공동체를 복원할 것인가에 주안점을 두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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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예 2021-02-22 11:41:04
좋은 기사네요 앞으로 좋은 먹거리를 많은 곳에서 접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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