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여성들의 인생 2막…“우리는 무궁화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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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여성들의 인생 2막…“우리는 무궁화 전도사”
  • 이지수 기자
  • 승인 2021.04.02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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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사회적경제 활성화 프로젝트] ⑤ 오주현 아테나공동체 대표

‘무궁화 도시’ 세종시에서 무궁화를 이용한 음식으로 나라꽃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전파하는 무궁화 전도사들이 있다. 무궁화 상회라는 이름으로 무궁화 다식, 꽃차, 떡 케이크 등을 제조·판매한다. 바로 세종시 마을기업 ‘아테나공동체’다. 이곳에서 각자의 재능을 펼치며 인생 제2막을 열어가는 50대 이상 시니어 여성들을 만날 수 있다.

여성들의 다양한 역량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모인 아테나공동체는 로컬푸드를 이용한 케이터링 및 도시락 사업, 카페 운영 등으로 건강한 먹거리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얼마 전에도 과일 청 만드는 법을 배우러 갔다 왔어요.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배워야죠. 내가 알고 있는 게 전부가 아니니까요.”

‘지혜의 여신’ 아테나들이 모여 있는 곳, 아테나공동체 오주현 대표의 말이다.

- 아테나공동체는.

방과후 학교,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활동하던 50대 이상 여성들이 모여 지역사회에 기여해보자는 취지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지혜의 여신이자 전장의 여신인 아테나처럼 여성의 지혜와 힘을 모아 지역에 이바지하기 위해서였죠.

경력을 살려 우쿠렐레, 독서·미술 지도 등 교육사업을 주로 진행하면서 2015년 예비마을기업에 지정되고, 2016년 마을기업 인증을 받았습니다.

- 교육사업을 하다 카페를 열었다.

마을기업 설립 당시 인성교육이 붐이었는데 공동체에 인성차문화예절지도사범 등 다례를 공부한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재능을 바탕으로 한방차와 다식을 만들어 판매하는 카페를 열고 예절·인성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카페에서 사용하는 모든 식재료는 유기농, 친환경 제품이고 판매 수익금은 지역 아동 프로그램 운영, 경력단절 여성 일자리 창출, 지역 농산물 소비촉진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 나라꽃 전국 축제에서 무궁화 꽃차를 선보였는데.

세종시가 2016년 ‘무궁화 도시’를 선포하고 ‘나라꽃 무궁화 전국 축제’를 개최했을 때 홍보부스를 운영하며 무궁화 잎을 이용한 떡과 무궁화 꽃차를 선보였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습니다.

무궁화는 예로부터 한의학에서 귀한 약재로 사용되고 식용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해독작용으로 천식, 두통뿐만 아니라 습진 등 여름에 생기기 쉬운 질병에 효과가 있고 항산화물질인 폴리페놀과 칼륨이 풍부해요.

이런 무궁화의 효능을 활용하기 위해 세종시에서 식약처 인증을 추진해 2017년부터 식품으로 제조가 가능해졌습니다. 현재 꽃차, 떡 케이크를 비롯해 다식, 젤리, 쿠키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고 올해는 무궁화 마들렌, 양갱, 과일 청 등을 묶어 패키지상품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 무궁화를 이용한 다양한 식품을 개발하고 있다.

원래 세종 하면 조치원 복숭아, 썅류 머루포도가 유명한데 무궁화를 대표 식품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궁화 잎을 활용한 떡 케이크를 개발해 특허 등록을 앞두고 있고 무색무취한 무궁화에 자몽, 오렌지, 레몬 등을 블랜딩해 꽃차의 맛과 향을 좋게 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죠. 올해는 홉(맥주의 원료로 쓰이는 열매)을 사용해 향을 가미해보려고 합니다.

- 마을기업 7년 차를 맞았다.

아테나공동체를 시작할 때 50대였던 구성원들이 어느덧 60대가 되었습니다. 이제 아테나가 생각하는 사회적 가치는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갖는 것입니다.

아테나는 항상 좋은 재료를 사용해 믿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든다는 신뢰를 쌓고 이를 지켜나가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입소문을 듣고 꾸준히 찾아오시죠.

마을기업 간 협업도 중요하기 때문에 케이터링이나 도시락 주문이 들어오면 다른 마을기업의 제품을 함께 사용하려고 합니다. ‘같이하는 가치’를 추구하는 마을기업의 정신을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 가장 큰 보람은.

나이가 들어서도 일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나이 든 사람들이 꾸려가는 카페니까 갈 곳이 마땅찮은 어르신들도 편하게 찾아오시죠.

특히 마을기업에 참여하면서 사회적경제의 일원이 되었고, 지역사회에 무언가 이바지한다는 보람을 느낍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만 일하는 것과는 다르죠. 도시락 하나도 친환경 재료를 쓰고,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아요. 회수용 도시락은 비용도 많이 들고 일손이 더 가지만 환경을 실천하는 것도 마을기업의 의무라고 생각해요.

- 앞으로 계획은.

작게나마 공간을 확보해 공유주방으로 활용하고 싶습니다. 요리를 배우고 실습을 하고 싶어도 공간과 기자재가 없는 사람들에게 개방하는 거죠. 특히 젊은이들이 마음껏 사용하도록 하고 싶어요. 젊은 사람들이 잘 살 수 있어야 하는데 세상이 점점 더 살기가 어려워지니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기성세대로서 젊은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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