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문화 사랑방 꿈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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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문화 사랑방 꿈꿔요”
  • 이지수 기자
  • 승인 2021.04.28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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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서점 나들이] 대전 서구 탄방동 ‘잠시, 서점’

※ 이 기사는 지역서점 활성화와 시민 독서문화 확산을 위해 대전시와 공동으로 기획했으며, 대전시 ‘지역서점 인증제’에 등록(☎042-270-3883)한 엄선된 서점을 대상으로 진행됩니다. 

‘잠시 걸음과 시선을 멈추고 쉬었다 가는 복합문화공간’

동네책방 ‘잠시, 서점’은 다양한 취미 관련 도서와 소모임으로 책방과 문화센터의 역할을 겸하고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지난 4월 중구 오류동에서 탄방동으로 터전을 옮겼다.

심리학을 전공하고 교육상담, 직업체험 관련 연구를 하던 이상은 대표를 책방지기로 이끈 것은 하나의 질문이었다.

“당신은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가요?”

학생들에게 숱하게 던진 행복에 관한 질문이 어느 날 문득 자신에게 돌아왔다. 고민하던 이 대표는 동네책방에서 그 답을 찾았다. 그는 “내가 언제 가장 행복한지 생각해보니 책 읽고, 취미활동 할 때였다”며 두 가지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서점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책방지기의 목적에 따라 잠시서점은 ‘쉼과 취미’를 테마로 하고 있다. 마음이 쉴 수 있는 책, 책을 보며 배울 수 있는 취미활동 관련 책들과 이를 활용한 소모임이 활발하다. 주요 프로그램은 책으로 하는 취미모임, 전문가 원데이 클래스, 문화예술 공연 및 북토크 등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매달 20개 정도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이 중 책으로 하는 취미모임은 하나의 취미를 책으로 독학하는 끝장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캘리그라피, 손글씨 예쁘게 쓰기, 수채화·아크릴화 배우기 등 책을 따라 진도를 나가면서 하나의 취미를 배우게 된다. 취미를 갖고 싶어도 여건이 만만치 않고 관련 도서들이 아무리 잘 나와도 혼자서는 작심삼일이 되기 쉽지만 서로 어울려 하다 보면 완성의 기쁨을 나눌 수 있다. 인문학에서 공예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마음 편하게 수업을 하고 싶은데 공간이 없는 문화예술 분야 프리랜서들과 협약을 맺고 서점 공간을 대여하고 홍보를 지원하기도 한다. 마크라메 소품 만들기, 꽃 클래스, 프랑스 자수 배우기 등 다양한 원데이 클래스가 열리고 정규반도 운영된다.

몇 년간 취미모임을 운영해온 이 대표는 “처음에는 취미를 배우러 왔던 분들이 책에 자연스럽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며 “일상적으로 책을 읽는 사람이 적고 책 자체를 무겁게 생각하는데 책방 취미모임이 책과 친해지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잠시서점은 지난해 대전문화재단 공모사업 대전 시민들이 만드는 그림책 프로젝트 ‘대전을 이읍니다’를 주최했다. 시민 10명이 모여서 대전의 다양한 이야기를 주제로 그림책 10권을 만들고 전시회를 가졌다.

또 문체부 ‘동네책방 문화사랑방’ 사업 일환 ‘혼족의 사생활 그림책 만들기’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1인가구 비율이 높은 대전지역에 거주하는 1인가구 청년들이 만나 공통 주제를 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그림책을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예비사회적기업 인증도 받았다. 문화예술서비스 활동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이 대표는 “서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고객들이 대부분 여성인데 이들에게 문화공간과 서비스,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책방의 기능이 사회로 스며들길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속에서 책방을 어떻게 운영해나갈까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 줌(Zoom)을 활용해 비대면 모임을 진행하면서 대면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한다. 코로나 상황을 지켜보면서 소규모 오프라인 모임을 시작하려고 한다. 소규모로 운영할 수 있는 ‘깊이 있고, 길게 가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책방을 만들고 싶은지 묻자 이 대표는 “말 그대로 동네 책방이 되고 싶어요. 누구나 와서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동네 사랑방이 되었으면 좋겠어요”라며 활짝 웃는다. 언뜻 소박해 보이지만 오랜 시간 동네와 소통하며 신뢰와 정이 쌓여야 가능한 야심 찬 목표에서 젊은 책방지기의 패기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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