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피부질환 개선 나선 ‘엄마 과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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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성 피부질환 개선 나선 ‘엄마 과학자들’
  • 이지수 기자
  • 승인 2021.05.28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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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도전하는 여성들] 이진희·윤정인 ㈜리윤바이오 대표
리윤바이오 윤정인(왼쪽), 이진희 대표.

“난치성 피부질환 치료를 목표로 화장품 및 의약품을 연구·개발하고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아토피와 피부 가려움증을 겪어온 2명의 여성이 피부질환 개선에 도전했다. 바로 무자극 기초화장품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는 ㈜리윤바이오 이진희·윤정인 공동대표다. 두 대표는 의약·화장품 회사에 함께 근무했던 동료이며, 특히 윤 대표는 화학을 전공한 약학박사로 대학에서 유기화학을 가르치는 등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리윤바이오는 천연물을 기반으로 메디컬 케미스트리(medical chemistry, 의화학) 기술을 활용해 신규 약리활성 물질을 연구하고 합성하는 연구기업이다.

지난해 ‘대덕구 경력단절여성 성공창업 지원사업’에 선정돼 프로젝트를 진행한 후 창업해 첫 제품 Foret.A(포레아) 출시에 성공했다. 포레아는 건조함으로 인한 가려움증 완화에 도움을 주는 인체적용시험 테스트를 통과하고 대한피부과학연구소에서 무자극 화장품 공인인증을 받았다.

“지속적으로 가려움증에 시달리는 난치성 피부질환 환자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싶습니다.”

코로나19에도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과감한 도전에 나선 ‘엄마 과학자’들을 만났다.

- 가려움증 개선 화장품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알레르기성, 접촉성 피부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전체 내원 환자 수 10위 안에 들 정도로 우리 주변에는 가려움증 환자가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지금까지 연구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경험상 가려움증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일시적 치료보다 매일 사용하는 스킨, 로션 등 기초화장품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화장품부터 개발했습니다.

- 지난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창업했는데.

다니던 회사가 작년 초 경영상 어려움으로 폐업하면서 경력단절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막연하게나마 같이 회사를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1년 정도 아이템을 준비했었기 때문에 곧바로 창업할 수 있었습니다.

경력단절여성 성공창업 프로그램의 도움도 컸습니다. 창업 전 시제품을 개발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죠. 7월에 창업 후 10월에 바로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주변의 걱정이 많았지만 막상 창업해보니 기초화장품 분야는 오히려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매일 마스크를 쓰다보니 피부 트러블을 겪는 사람들이 늘어나 기초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거죠.

- 런칭 후 반년 만에 입소문이 났다고.

스킨, 크림 등 기초제품과 미백, 주름 개선, 영양 보습 앰플을 런칭했는데 재구매율이 높은 편입니다. 피부는 유전적 요인이 강해서 부모가 가려움증이 있으면 자녀도 비슷한 증상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는 모든 제품이 무자극, 저자극 인증을 받아 온 가족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창업 당시에는 전체 임산부의 10%가 임신성 소양증을 앓기 때문에 이들이 주 고객일 거라고 예상했는데 막상 판매를 해보니 40~50대 중장년층 고객이 많습니다. 그만큼 전 연령대에 가려움증 환자가 많은 것 같습니다.

- 화장품 제조 전문화 왜 중요한가.

화장품은 화학성분을 조합하기 때문에 전공지식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일상생활에서 화학물질을 거부하는 '노케미(No-Chemi) 열풍'이 불면서 소규모 천연화장품 제조 공방이 우후죽순 생겼었는데 천연추출물의 여러가지 위험성이 제기되면서 지난해부터 맞춤형화장품법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천연화장품을 제조하려면 맞춤형화장품 조제관리사 자격을 취득해야 하고 알레르기 유발성분도 의무적으로 표기해야 합니다. 식약처에서 현재 25종의 알레르기 유발성분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화장품 제조회사인 아모레퍼시픽의 전신은 태평양제약입니다. 지금도 피부암, 피부질환 등을 임상연구하고 이를 제품 개발에 반영합니다. 이처럼 화장품을 전문적으로 제조하지 않으면 부작용이 생길 확률도 높아지고, 부작용이 생겨도 원인을 밝히기 어려워 손해배상 청구도 어렵습니다.

- 화장품 소비자에게 한마디.

화장품을 광고하면서 ‘치료’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곳은 의심해봐야 합니다. 화장품은 피부를 건강하게 ‘관리’하는 제품입니다. 유통기한도 중요합니다. 저희는 소량 생산을 원칙으로 유통기한을 짧게 만들어 화장품이 최대한 안전하게 유통되도록 노력합니다.

- 앞으로 계획은.

경력단절여성과 함께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고, 양육자가 행복한 회사를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특히 경력단절이 심한 이공계 ‘엄마’들과 같이 일할 수 있는 연구기업으로 성장하길 희망합니다. 화장품뿐만 아니라 의약품도 본격적으로 연구·개발하기 위해 실험실도 만들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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