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계명구도(鷄鳴狗盜)형 인재
상태바
[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계명구도(鷄鳴狗盜)형 인재
  •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 승인 2021.06.08 10:43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대 중국에는 계명구도(鷄鳴狗盜)형 인재가 있었습니다. 닭 울음소리를 내는 사람과 남의 물건을 훔치는 사람과 같은 하찮은 인재라는 뜻입니다. 사기(史記) 맹상군(孟嘗君) 편에 의하면 춘추전국시대 제(齊)나라 재상 맹상군은 수많은 식객(食客)들을 거느려 무려 그 숫자가 3000이라는 일화가 있습니다.

그는 누군가의 모함으로 감옥에 갇혀서 죽을 날만 기다리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맹상군은 왕의 애첩에게 사정을 말했으나 그녀는 흰여우 털 두루마기를 요구했습니다. 이에 도둑질 잘하는 식객이 훔쳐 와서 무사히 석방되었습니다.

맹상군은 석방되자마자 변장을 하고 야반도주하여 성문(城門)에 도착하였지만 성문은 굳게 닫쳤습니다. 날이 밝아야 닭이 울고 문이 열리기 때문에 기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체포조들이 뒤쫓아 오는 아주 긴박한 그 순간, 닭 울음소리 잘 내는 식객이 나서서 성안을 향해 그럴듯한 닭 울음소리를 뽐냈습니다. 진짜 수탉들이 일제히 울었고 수비대는 아침이 온 줄 알고 성문을 열어 통과시켰습니다.

이 두 식객은 전혀 중요치 않은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시기에 남들이 할 수 없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였습니다. 쓸모없는 인재는 없습니다. 큰 재목은 크게 쓰고 작은 재목은 작게 쓰면 되는 것입니다. 댐을 만들 때도 큰 바위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작은 돌도 그 틈 사이로 끼여 넣어야 댐이 완벽하게 완성되는 것입니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사람이 재산이고 인사(人事)가 만사(萬事)입니다. 리더는 무엇보다도 직원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하여야 합니다. 사람 보는 안목입니다. 다음에는 관리의 문제입니다. 선택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직원들이 최대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유도하는 것입니다.

도시농협은 조합원의 농사일을 지원하는 경제업무와 조합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수익을 내는 금융업무가 혼재합니다. 한 가지를 알면 열 가지를 알 수 있다고 하지만 서로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잘하는 완전한 인재는 없는 것 같습니다. 원숭이도 나무를 떠나 물속으로 간다면 물고기보다 못합니다.

인사업무 중 승진 시 누구를 선택할까 결정하는 일이 가장 어렵습니다. 인사는 조직의 장의 자유재량이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오히려 조직의 사기와 분위기를 좌우하기 때문에 심리적으로는 재량의 여지가 없습니다.

승진 대상자는 하는 일이 다르고 처한 여건도 다르지만 본인은 자신이 승진해야 한다는 이유를 적어도 하나씩 가지고 있습니다. 경력이나 근무평정, 업무실적을 고려하여 어떤 기준으로 일관성 있게 해야 하나 두려울 때도 있습니다.

서열로만 할 수 없고 때론 발탁을 해서 조직을 이끌 인재로 육성하여야 합니다. 시기와 업무에 따라 목적에 맞는 인물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상황이 나쁘고 위기가 닥칠수록 인사를 비범하게 인사를 하여야 합니다.

먹고 입는 것이 모두 고객에서 나오는 만큼 돈을 잘 버는 마술을 하는 인재를 키우고 싶습니다. 이것이 진짜 리더의 책무입니다.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청신호 2021-06-08 20:23:47
미래의 인재상으로
돈 잘버는 마술을 익힌 사람이면 좋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자신의 일에 애착을 갖고, 꾸준히
성실하게 노력하는 사람.....
그 조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사람이 아닐까?
생각 됩니다.

또한,
나는 어떠한가?
다시한번 상기하게 되는 계기입니다.

주요기사
아토피를 이기는 면역밥상
우리 단체를 소개합니다
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풍경소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