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로 전통 먹거리’ 엄마들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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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로 전통 먹거리’ 엄마들 뭉쳤다
  • 이지수 기자
  • 승인 2021.06.16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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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사회적경제 활성화 프로젝트] ⑧ 박정선 앤서니협동조합 이사장

세종시에서 살기좋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먹거리, 진로체험, 마을학교 운영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엄마들이 있다.

최근에는 로컬푸드를 활용한 강정을 만들어 건강한 먹거리 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는 앤서니협동조합. 30명의 조합원이 각자의 전공과 경력을 살려 학생 진로교육과 멘토 역할을 담당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며 꾸준히 체험·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우리 주변에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여성들이 참 많습니다. 현실적 어려움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다문화가정 등 소외된 이웃을 보듬을 수 있는 상생기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세종시를 다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로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박정선 앤서니협동조합 이사장의 희망찬 포부다.

- 앤서니협동조합을 소개해달라.

아이들이 유치원 다닐 때 세종시로 이사를 왔는데, 세종에는 남편 직장 때문에 이사 온 제 또래 엄마들이 많았습니다. 대부분 유치원생, 초등생 자녀를 둔 엄마들이라 서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죠. 그래서 아이들을 유치원이나 학교에 보내고 엄마들끼리 모여서 봉사활동도 하고 캘리그라피, 꽃꽂이 등 취미를 배우러 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변에 재능있는 엄마들이 많은데 제대로 활용을 못하고 있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엄마들의 재능을 좀 더 생산적으로 활용해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여기에 공감하는 엄마들과 2019년 앤서니협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 로컬푸드로 만든 전통 강정을 판매하고 있다.

역사체험을 진행하면서 여러 곳을 다니다 보니 우리 농촌과 농산물을 접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협동조합의 수익사업으로 로컬푸드를 활용해 전통 먹거리인 강정을 만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습니다.

일반적으로 강정은 명절에나 먹는 옛날 음식으로 생각하는데 모임이나 회의 등에서 다과로 쿠키가 아니라 강정을 활용하면 우리 농산물도 이용하고 여성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습니다.

- 소비자 반응은 어떤가.

쿠키, 마카롱, 케이크 등 서양 디저트류는 주재료가 밀가루와 설탕인데 강정은 설탕이 아니라 조청을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 건강에 해롭지 않습니다. 맛도 있고 우리 몸에도 좋죠. 또 쿠키나 마카롱 등 우리가 흔히 아는 디저트들은 이미 경쟁업체가 많기 때문에 후발주자들은 경쟁력과 시장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습니다.

건강한 먹거리 문화를 만들어 가는 자연드림이나 한 살림처럼 앤서니협동조합도 몸에 좋은 재료, 로컬푸드를 고집하다 보니 소비자들도 서서히 알아보시는 것 같습니다. 현재는 관공서 답례품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는데, 로컬푸드를 사용한 전통 먹거리로 우리 전통도 알리고 여성 일자리도 생기고 일석이조입니다.

- 소규모 협동조합이라 홍보가 어렵지는 않은지.

코로나19가 2년째 계속되면서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온라인 홍보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홍보비를 따로 쓸 수 없는 영세한 법인이다 보니 조합원들이 개인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통해 신제품 소개, 제품 구매방법 등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유입되는 고객이 가장 많고, 조합원들이 주변 지인들에게 추천하거나 관공서에서 단체선물용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라라언니과자점 카페도 운영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홍보, 마케팅 등 경영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 꾸준히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협동조합을 창립할 때 ‘조합의 이익으로 지역사회에 공헌하자’는 의지를 구체적으로 정관에 포함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소외된 이웃, 맞벌이가정 아이들의 정서 함양이었습니다.

2019년에 플리마켓을 열고 수익금 일부로 지역아동센터에 쌀 200kg을 전달했고, 마을학교 아이들에게 무료 강정체험 및 간식 기부, 독거 어르신 명절 간식 보내드리기 등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이웃사랑을 실천해 더불어 사는 따뜻한 사회를 조성하는데 보탬이 되려고 노력합니다.

- 앤서니마을학교도 운영하고 있는데.

앤서니마을학교는 교사 경력 조합원과 협동조합에 관심있는 학부모들이 모여 다문화가정, 맞벌이가정 아이들을 대상으로 역사체험교실을 운영하면서 우리의 뛰어난 문화유산을 알리는 마을학교입니다.

세종에 이주하면서 가까운 친인척이 없어 외로운 주민들이 마을학교를 통해 봉사하고 교류하면서 서로 가족, 친구가 되어가는 마을공동체입니다.

코로나19 전에는 전주 한옥마을과 경기전, 세종시 마을기업 탐방 등을 진행했고, 부여 사회적기업 ‘백제에서 놀자’와 MOU를 맺고 백제문화를 몸소 체험하고 배우면서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 사회활동이 활발하다. 여성, 주부로서 장점이 있다면.

아이를 키우다 보면 진로, 사춘기 또래집단의 문제 등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됩니다. 핵가족 시대에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힘을 합쳐야 하는데 세종시는 주민 대부분이 이주민이라 허심탄회하게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을 들을만한 곳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엄마들끼리 공감대가 잘 형성되고 지역, 학교, 마을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의견이 잘 모아지는 것 같습니다. 사회활동을 할 때도 여성이자 엄마로서 세심하고 꼼꼼하게 일처리를 하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 앞으로 계획은.

현재는 라라언니과자점을 중심으로,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일반 기업처럼 운영되고 있지만 사회적기업으로서 저희는 더불어사는 사회를 지향합니다.

앞으로는 아이들을 위한 진로상담과 사회적경제 강의, 엄마를 위한 창업컨설팅을 좀 더 체계적으로 해나가려고 합니다. 세종에 이주해온 엄마와 아이들의 사랑방, 그리고 새로운 일터를 만들어 엄마들의 경력단절 기간을 줄이는데 앤서니협동조합원들이 앞장서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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