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내용은 허접한
별 이쁘지도 않으며 이쁜 척
잘나지도 않았는데 잘난 척
이것도 문제지만 도처의 완장질은 문제다
차관쯤 되면
더구나 사법부 법무부면
높은 사람 만나 쫄아버린 하급 공무원이
젖은 땅바닥에 꿇어
‘받들어 우산’을 하면
“되었네 이 사람아, 성의는 고맙네” 하며
당연히 거절해야 할 인사가
압제와 설움, 인권과 자유를 찾아
머나먼 이국으로 망명을 온
세계시민들이 버젓이 보는 앞에서
똘망똘망한 눈망울의 어린것들도
부모의 품에서 미지의 세계를 앞두고
두려움에 오돌오돌 떨고 있는데
환영인사를 하는 뜻깊은 기자 회견장에서
그처럼 보무도 당당히
황제 의전을 받아야 했는지
한심하기가 이를 데 없다
비싸게 포장했으면
그 가치도 상당하여야 하는데
별 이쁘지도 잘나지도 않은 연놈들이
설쳐대며 사는 꼬락서니를 보면
그네들 삶이 측은해진다
그네들 뒤통수에다 “욕본다” 해 주고 싶다.
어릴 적
학생회장이니, 대대장이니, 선도부장이니
완장을 채워주면
후까시 잔뜩 잡던 그 철부지들 마냥
국회의원, 장관, 차관, 도지사, 시장 영감님들!
동네 시도의원 애들도
새파란 것들에게 “영감님, 의원님” 이러며
설설 기며 발발 떨어주며 높여 주니
기고만장하고 권위가 잔뜩 들어서
폼 깨나 잡고 목에다 깁스한 자들을 보면
뒤통수나 한 대 갈겨주며
“얀마, 정신 차려” 해 주고 싶다
교수라고, 명문대 나왔다고
온갖 똥폼 잡고 인간미는 개쓰레기인
참 한심한 놈들을 보면
이 몸이 일지매가 되어 담을 날아 넘으며
멱살 잡고 패주어야 하는데
내 몸이 예전처럼 날렵하지도 않고
이제 막 늙어가는 중이니
참 정의사회 구현은 요원하다 보니
꼭두새벽부터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데
화이자를 맞아서 열이 오르는데
약도 술도 없는데
목간탕이나 가서 찬물에다 몸이나 식혀야겠는데
몰지각하여 완장을 찾아 헤매던
어리석은 시절도 통절히 반성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