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미래에 대한 의무감·책임감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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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미래에 대한 의무감·책임감 크다”
  • 이호영 기자
  • 승인 2021.09.03 13: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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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근황토크] 박성효 전 대전시장

“대전과 함께 크고 자라고 일한 사람으로서 대전의 미래에 대해 의무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내년 지방선거 도전 여부를 묻자 한동안 침묵을 지키던 박성효 전 대전시장이 말문을 열었다. 우회적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결심이 선 듯하다.

“다리를 놓는 사람은 자기가 건너가기 위한 것이 아니라 후세를 위해 하는 것입니다. 물리적으로 단절된 지역과 지역, 사람과 사람, 계층과 계층을 잇고 도시를 미래지향적으로 만드는 일이지요. 미래를 위해 해야 할 일은 하는 것이 책임자와 리더들의 의무이자 역할입니다.”

내일 지구가 망하더라도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고 싶다는 박 전 시장의 얘기를 들어봤다.


- 어떻게 지내고 있나.

아침에 일어나서 6000보 걷고, 아들을 장애인 시설에 출근시키고 나서야 하루 일과가 시작됩니다. 사무실에 나와 신문 보며 이것저것 생각을 정리하고, 사람들 만나고, 시장 시절 인연을 맺은 중소벤처기업들도 방문합니다. 최근에는 SNS에 재미를 붙여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댓글도 달며 온라인 소통을 주로 하고 있는데, 아직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 기업방문, 특별한 목적이 있나.

사실 자본주의의 꽃은 기업이고, 기업하는 분들이 애국자입니다. 생산과 고용, 투자를 책임지며 도시를 살리고 국가를 살리는 기업들의 애로를 누군가는 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틈틈이 방문하고 있는데, 나름 의미 있는 얘기들이 많아 귀담아듣고 있습니다.

대전은 이미 김대중 정부 때부터 선도적으로 벤처기업을 집중 육성했고, 신용보증기재단과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등도 경제국장 시절 만든 것입니다. 기업은 도시의 활력 요소이고, 우리 청년세대가 봉착한 일자리·주거·결혼·출산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도 기업 유치와 활성화는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합니다.

- 현재의 대전시정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나.

정책의 효율성과 우선순위에 대한 판단이 좀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지금 대전은 기업유치가 절실하지만 이를 위한 대규모 산업단지 개발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과거 테크노밸리 개발 때처럼 주거와 상업용지가 결합된 복합지구 개발로 산업용지 분양가를 낮춰야 기업이 오고 일자리가 늘어납니다. 언제부터인가 아파트만 계속 늘리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는 정책들만 쏟아져 안타깝습니다.

청년문제와 관련해서도 청년이라는 이름의 복잡다단한 정책들을 쏟아내고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데, 사실 제대로 아는 사람이 드물고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제는 정책의 효과와 연계성을 재점검하고, 청년의 청년에 의한 청년을 위한 새로운 방향설정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여기에 대전시가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충청권광역철도망, 유성복합터미널, 평송수련원~대전산업단지 다리 연결 등 이미 제가 추진했던 일들이 10년 이상씩 걸려 이제야 진행되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시장이 자꾸 바뀌어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행정역량에 걱정스러운 부분이 많습니다.

둔산센트럴파크나 야구장 이전 등 시늉은 하는데 효과가 없는 것도 많습니다. 예산을 쓰면 도시개발효과와 교통효과가 있어야 하는데 분석이 미흡한 것 같습니다.

- 도시철도 2호선 트램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많은데.

당초 도시철도 2호선은 1조 원이 넘는 사업비에 자기부상열차로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지만 논란 끝에 트램으로 변경됐습니다. 이왕에 문재인 정부에서 예타 면제를 시켜줄 것 같으면 노선도 테크노밸리까지 확대하고 해서 1조 원 넘는 사업으로 관철시켰어야 했는데, 사업비도 6900여억 원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문제는 트램이 과연 현재 대전의 도로여건에서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득이 될지 독이 될지 저 역시 걱정이 많습니다. 정치적 목표와 이슈에 의존한 사업은 안됩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이미 지하·고가·노면방식을 혼용한 DTX 방식을 제안한 바 있는데, 그렇게 해도 당초 사업비로 충분했습니다.

트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도시철도 2호선은 1호선과 광역철도를 엑스(X)축으로 제대로 된 순환기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민과 전문가들의 중지를 다시 모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대선이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현정부 상황을 보면 부동산대란에 물가상승, 너무 많은 빚과 퍼주기로 미래세대에 대한 부담이 걱정입니다. 가치문제에 있어서도 납득할 수 없는 내로남불식 행태들이 국민들의 걱정을 사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서울·부산 4.7재보궐선거는 국민의힘이 7대 3 정도로 더 이겼어야 했는데 결과적으로 6대 4 정도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만큼 정부와 국회, 전국 지방정부를 장악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조직력과 선거운동 역량이 만만치 않다는 반증이지요.

대선정국도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닙니다. 미래에 대한 확실한 비전과 당내 화합, 국민의 신뢰가 뒷받침돼야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습니다. 단순한 선거공학이 아니라 과감한 정치개혁과 획기적 지방발전을 목표로 국가의 틀을 새로 짜는 아젠다를 통해 공정한 대한민국을 바라는 민심의 도화선에 불을 붙여야 할 때입니다.

- 내년 대전시장 선거에 재도전할 것인가.

대전은 지금 갈수록 심화되는 인구유출과 생산력 상실의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것인가, 아니면 쇠퇴의 길을 걸을 것인가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서둘러 미래 먹거리 기반을 창출하고 일자리를 늘리지 않으면 안 되는 절체절명의 시기입니다. 시정을 끌고 가는 공조직의 사기를 북돋아 좀 더 창의력과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그러한 속에서 시민들이 행복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는 도시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만큼 경험과 경륜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언제까지 실험과 실패만 거듭하다가는 영원히 뒤쳐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대전과 함께 크고 자라 대전을 위해 일한 사람으로서 의무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주변의 기대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고민하겠습니다. 우선은 대선을 잘 치러 정권교체를 이루고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대선 승리에 조그만 힘이라도 보태 큰 판부터 바꾸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 평소 행정에 대한 철학과 소신이 있다면.

모든 선출직과 공무원은 시민과 국민의 권리를 위임받은 자리에 있는 만큼 항상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이 있어야 합니다. 인기에 영합하지 않고 미래를 위해 할 일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철학과 소신이 있어야 합니다.

제가 과거 온갖 정치적 압박과 민원에 시달리면서도 50년 만에 시내버스 노선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환승시스템을 도입했던 일이나 30년 동안 아무도 손대지 않았던 중앙데파트·홍명상가를 철거했던 일, 20년 만에 중앙로 지상도로에 횡단보도를 부활시킨 일, 경매 위기에 처한 장태산휴양림을 매입해 시민의 품으로 돌린 일,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에서 국비 600억 원을 따다 한빛대교를 개설한 일, 테크노밸리 개발 농지부담금 430억 원을 해결한 일 등이 모두 그런 철학과 소신에 기반한 것입니다.

특히 제가 10년 전 탄소배출권 확보와 녹지비율 확대를 위해 추진한 3000만 그루 나무심기와 공원화 사업은 도시 삶의 질 향상과 환경 개선을 위한 획기적 사업으로, 정부와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제서야 부랴부랴 정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단지 그 과정에서 집안 친척이 나무장사를 한다는 음모에 휘둘려 선거 때마다 아픔을 겪은 것은 두고두고 안타까움으로 남습니다.

책임자는 미래를 보고 준비할 줄 알아야 합니다. 10년 전 만들어 놓은 자전거도로는 여전히 시민들의 주요 교통수단이 되고 있고, 무지개프로젝트 도시재생 사업은 부산 등 다른 도시로 전파돼 지역발전과 관광산업 발전의 새로운 모델이 됐습니다. 다수를 위해 해야 할 일은 하는 것, 그것이 바로 박성효식 행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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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한 2021-09-04 07:41:33
여전히 열정이 느껴집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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