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몸을 혹사했지
늘상 그리웠던 경주
고향 땅처럼
현실에서 답답할 때면
도피처로 불현듯
다녀가고 싶었던
경주도 수 개월 만이었지만
떠남에 대한 미련도 없지만
꿈처럼 지난 3년 남짓
세월이 불현듯 아쉬워
학교와 자주 가던 찻집에서
차 한잔을 하고
명수 아우와
그의 몇몇 지인과
초저녁 시간을 어울리다가
옛 서라벌을 떠나왔네
미처 머리맡에 스탠드도
끄지 못하고 잠들어서인가
꿈자리가 뒤숭숭
밤새 입었던 바지를 찾아
헤매다가는
현대판 원효인듯
꿈속에서도 목이 말라
이온음료를 들이켰는데
어느 놈이 담뱃재와 가래침을
담아놓은 검은색 물인기라
무덤 속 구더기 드글거리던
해골물에 고인 물 달게 마시고
여명의 밝음 속에서
소그라치게 놀란 천년 전의
원효가 구토를 했듯
나도 꿈 속에서
어느 놈의 더러운 가래침
로얄젤리를 마시고
손가락을 입에 넣고
토악질을 하였다네
더러워 더러워하며
어떤 전조의 뒤숭숭한 꿈이런가?
늘상 걱정 근심과 긴장이 떠나지 않던
서울을 잠시 벗어난
뇌파의 진동으로
비몽사몽 꾸어진 꿈이던가 보다
꿈은 그저 꿈일 뿐
어떤 의미 부여는 부질없지만
길몽이었음 하는
중생스러운 심사도 없지 않으나
현실의 내 삶이 불만족스러워
흔치 않는 꿈이라고 치부하려네
삶의 비정함에
두손 들지 않으려
헤매던 일상이지만
오늘 하루쯤은 과연 편안할텐가?
어서 씻고 정리하고
또 하루를 관찰해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