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주의적 신앙관
상태바
합리주의적 신앙관
  • 탄탄(불교 중앙 박물관장, 적조사 주지)
  • 승인 2021.10.11 13: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풍경소리]

세상에나 믿을 게 따로 있지

어찌 믿고

누굴 믿어

무조건 믿으라는 말 뿐인가

무조건 믿기만 하라고

믿기만 하라니

믿음만이 살길이라고 하네

‘믿을 놈 하나 없는 세상’인데

부랄친구도 못 믿는데

뭘 믿고 지랄발광인가

이건 뭔 개짖는 소리며

자다가 봉창 두들기는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불신 지옥”이라고

이제 아예 협박질이네

“믿음은 천국이고

불신은 지옥” 이라

등짝에 시뻘건 글씨로

박아넣고

나무 십자가를 지고

외국인도 가끔 보이는

인사동에서 국위선양도

아니고 스스럼 없이

공갈을 치며 다니는

이런 참 한가한자들

그들의 뒷태를 보라

그 무지와 무식이

참으로 가증스러워라

일순 애처로워라

한 참을 바라다 보다가

어느 틈엔가는 은근히

부아가 치밀기도하여

춘성스님* 이라면

‘불신지옥, 예수천국’ 피켓을 든

늙은 아이들 보면,

“죽은 부처보다

부활하신 예수가 위대하니

예수를 믿으시오”

했다면 스님께서는

“그럼 너는 내 거시기를 믿어라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죽었다가 도로 살아나는 것은

거시기 밖에 보질 못했어

내 거시시는 매일 아침마다 부활한다

예수가 내 거시기하고 같으니

너는 내 거시기를 믿어라”

라고 했다던데

언제나 시끌벅적한

세상이건만

하루도 고요한 날 없는

중생계이건만

야단법석인 세상에

또다른 소음을 또 보태어

믿음을 강요하고

시끄럽게 소리쳐 본들

자신도 구원하지 못한 처지에

그러한 부류들이

감히 누군가 남을 구원하겠다며

설레발을 치는 꼴

저 가증스러움이며

구차스런 호구지책을 감추려

어리광 부리며 떼쓰는

철없는 것들 마냥

저리도 살아서

밥값을 버느라

애들은 쓰다만

나는야 영축산 한 자락에서

가부좌 틀고 고요를 벗삼은

영롱한 연꽃 한송이들고

자비로운 미소로

조용히 타일러도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는

서천축 옛 선생이

안성맞춤이라네

본래 신앙이란

자신의 처지와 형편에

맞아야 한다고

네 이웃을 사랑하지 않고

네 이웃을 밟고

피곤한 말잔치 뿐인

믿기지 아니한

믿을놈 없는 세상에

믿음을 강요하는 속셈은 뻔하다

이 지구촌에

너희 예수 믿는 족속들의

끊임없는 파벌과 쟁투로

그 피비린네는 진동하고

너희 전지전능한 신은 언제나

귀짤린 하나님

혀짤린 하나님

아니었더냐

이 수상한 시절에

강한 자들만이 더 억세지는

모순의 세상에서

헐벗고 주린 백성들에게

가진것 목숨밖에 없는

온갖 스트레스며 늘 불안정하여

미친 집값이며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물가며

늘 불안 불안하게

살얼음판을 걷는

하루살이처럼 사는

가련한 중생들에게

믿음만이 살길이라며

공갈협박의 강요죄는

세상의 불통에 기여하는

또다른 우매한 짓이니

삼가해 주길

아주 정중하게 요구하는 바이네

숨 쉴 틈 없이

바쁜기만한 세상

지구촌 변방의 어드메

유목민족의 침략적 신앙으로

한치 양보의 미덕은 없고

빼앗어 약탈한 과거사

이제는 세상을 더 이상

소요와 소란으로

시끄럽게 하지 말라

믿을 놈 없는 세상에

믿기지 아니한

믿음만을 강요하는

어리석음을 더 이상

범하지 말게들

제발 목청이 쉬도록

헛된 노래 부르며

혼돈 스럽고

시끄러운 세상을

더욱 혼탁하게

만들지 말라는 말일세

합리주의적 신앙관이란

어느 누구에게나

선택의 자유가

무한정 주어져야한다네


----------------------------------------------------------------------

*춘성스님(春城 1891~1977)

종교의 참뜻을 깨우친 선승으로, 속명은 이창림李昌林. 1891년 강원도 속초시 설악동에서 태어나 13세 때 백담사에 출가하여 10여 년간 만해 한용운을 모시고 수학한 유일한 수좌로 설악산 신흥사의 주지가 되어 만공의 법을 이었으며, 6.25 전쟁 시에도 북한산의 망월사를 지켰다.

육두문자를 거침없이 쓰고, 평생을 옷 한 벌 바리때 하나만으로 살다 간 무소유의 실천가였다고 한다.

실제로 춘성스님이 전철을 타고 가는데, ‘불신지옥, 예수천국’ 피켓을 든 사람들이 스님에게 다가와 “죽은 부처 따위 믿지 말고 부활하신 우리 예수님을 믿으시오. 그래야 천국 갑니다” 햐였다.

춘성스님 왈 “부활이 무엇이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것이 부활이오. 부처는 다시 살아나지 못했지만, 우리 예수님을 부활하셨소. 죽은 부처보다 부활하신 예수가 위대하니 예수를 믿으시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게 부활이라 이 말이다?”

“그렇소이다.”

그러자 스님 왈

“그럼 너는 내 X을 믿어라.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죽었다가 도로 살아나는 것은 X밖에 보지 못했다. 내 X은 매일 아침마다 부활한다. 예수가 내 X하고 같으니 너는 내 X을 믿어라” 라고 했다는 일화가 전한다.

탄탄(불교 중앙 박물관장, 적조사 주지)
탄탄(불교 중앙 박물관장, 적조사 주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아토피를 이기는 면역밥상
우리 단체를 소개합니다
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풍경소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