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붕어빵 팥이 듬뿍 든
동지 팥죽보다 맛나다네
한 꾸러미 영광굴비는
비싸서 돈이 없어 못 사먹어도
붕어빵 한 꾸러미
그까짓 거 3천원이면 한 봉다리
푸짐도 하여라
대송면사무소 가는 길
대각리 다리 건너
버스정류장 근처
빨간 포장 씌운 리어커에
붕어빵 굽는 아지매
몸이 편치 않은가
오늘은 개점휴업이라네
포항에 사니
물회는 실컨 먹을 수 있겠지
하였는데
비린내가 진동하고
때로는 바빠서
혹은 비싸거나 체면도 없으니
까짓거 비린 내음 없어
산 거 토막치지는 않으니
붕어빵이나 양껏 먹자고
오늘도 한 꾸러미
아니 한 봉다리 사려고
가보았더니
하필이면 물 좋을 때
붕어를 아니 붕어빵을
살 수가 없다네
가끔은 팥소가 듬뿍 든
붕어와
우리 술 막걸리가
합이 장땡인데
달 빛이 밝은 날에
붕어빵 한 봉지 안주하면
포만감도 있어
목마르지 않아
풍요로운 저녁나절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