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사랑방] 행복한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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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사랑방] 행복한 생활
  • 심아정(중국)
  • 승인 2021.12.2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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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다문화가족사랑회와 함께 하는 ‘결혼이주여성 한국생활 정착기’(107)

안녕하세요. 저는 중국에서 온 세 아이의 엄마 심아정이라고 합니다. 고향은 중국 산둥성 청도입니다. 고향은 바닷가가 좋은 곳이고, 아름다운 곳입니다. 결혼하기 전까지 부모님과 같이 살았습니다. 한국에 시집을 온 것은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일하면서 우리 남편을 만났습니다. 애 아빠가 좋은 사람이고 좋아해서 한국으로 와서 완전히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에 사는 것은 좋습니다. 도시도 깨끗하고 시끄럽지 않습니다. 교통도 편리합니다. 한 번은 제가 버스에서 지갑을 잃어버린 적이 있었는데, 좋은 사람들 덕분에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는 좋은 분들이 진짜 많은 것 같습니다. 저는 한국에 온 다음 달 임신을 했습니다. 근데 한국말도 제대로 못하고 입덧이 심해서 밖에 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남편이 바쁘고 저는 친구도 없어서 첫째를 어떻게 키우는지도 잘 몰랐습니다. 그때가 저한테는 가장 어려운 시절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2018년에는 대전 시장상도 받았습니다. 여러분들도 어려운 일들이 많지만 항상 적극적으로 행동하시고 여러 일을 해보시면 본인에게 좋은 일들이 생길 겁니다.

전에는 우리 어머니가 저한테 아기를 키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씀해 주신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는 나이가 어려 이해하지 못했지만 세 아이를 키우면서 느꼈습니다. 애들을 좋아하는 것과 키우는 것은 다릅니다. 이제 어머니의 말씀을 이해했습니다. 엄마가 애들을 봐주기 위해 한국에 왔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3년 가까이 중국집에 못 가고 계십니다. 아빠가 혼자 중국집에 계십니다. 엄마가 저는 아직 젊으니까 나가서 공부도 하고 교육도 받고 한국생활 열심히 적응하고 그래야 애들을 키우면서 가르쳐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집에서 아기만 보고 있으면 한국생활을 적응하기가 어렵다고 엄마의 자기 생활을 포기하고 우리 가정만 도와주고 있습니다. 연세가 있으셔서 아이들을 돌보시다가 다리를 다치셨는데 병원비 때문에 병원도 잘 안 가시려고 합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엄마한테 너무 미안하기도 합니다.

둘째 아이 3살 때 대덕구 다문화 센터 선생님들이 절 도와주셔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드레스를 입고 결혼사진을 찍을 때 많이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때 식을 올리지 않았다면 평생 못할 것 같았습니다. 남편이 나이가 있고 경제적으로도 힘들었는데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했습니다. 대덕구 다문화 센터 선생님의 추천으로 제가 다문화강사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일을 하고 싶었는데 선생님들의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1년 동안 일하면서 재미있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서 엄청 행복했습니다. 일하면서 셋째가 생겨 출산 후에는 일을 못하고 육아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일을 하고 싶지만 남편과의 이야기를 통해 육아에 전념하기로 하고 아쉽지만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작년부터 제게 건강상의 문제가 생겼습니다. 특히 치아를 다 뽑아야 한다는 검사 결과를 받았습니다. 가족들도 생각지도 못한 일입니다. 여러 곳에서 검사를 받아보니 확실히 치아를 뽑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애들도 키워야 하고 남편 혼자 일을 하고 있고, 이 치료를 하면 큰 비용이 듭니다. 치료를 안 할 수도 없습니다. 진단을 받고 지금까지 고민입니다. 시어머님 연세가 90세입니다. 작년에 암 판정을 받으셔서 남편의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서로 도와주고 싶어도 상황이 어려우니 남편이 울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어느 날 병이 다 좋아지기를 기대합니다.

가족들 사랑합니다. 내일은 어버이날입니다. 시어머님하고 엄마한테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엄마는 한국말을 잘 모르시지만 그동안 저한테 너무 많은 것을 해주셨습니다. 너무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저도 치료를 빨리 결정하고 아이들도 열심히 키워야 합니다.

나중에 아이들이 좋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좋은 꿈을 꾸고 건강하고 더 잘하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절 가르쳐주신 대덕구 다문화 선생님들께 감사합니다. 선생님들이 안 계셨더라면 한국생활을 적응하기 더 어려웠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3년 동안 중국집으로 못 돌아가고 계시는 엄마를 빨리 코로나가 없어져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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