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당을 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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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당을 논하다
  • 탄탄(불교 중앙 박물관장, 적조사 주지)
  • 승인 2022.01.24 13: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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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태조 이성계가 늘 아첨꾼들에 둘려 똥구녕 가녘까지 간지러운 아부하는 거짓소리에 밥맛도 떨어지고 싫증이 난 어느 날, 무학대사나 불러 농짓거리나 진하게 하자며, 평소에 하고 싶었던 진실이나 말하자고, 대궐로 초빙하여

“짐이 먼저 그대에게 한마디 해주리라” 하고는 무학에게 이르기를

“짐이 보기에 왕사는 꼭 돼지새끼 처럼 보이오” 하였겠다.

무학도 이에 질세라 한마디 거들어

“빈승貧僧이 뵙기에 상감은 꼭 부처님 처럼 보이나이다”라고 이르니,

진실어린 농은 커녕 아래껏들 ‘간신 밑x지 오줌 방울 맺힌 소리’에 귀구녕이 염증을 느낀 이성계 아니던가.

“대사께서도 어쩔 수 없는 속물이외다, 벼슬에 눈 멀어 속에도 없는 소리나 하는 저 권모술수 벼슬아치 놈들과 진배가 없소이다. 어찌, 농질을 하자니, 웬 덕담이란 말이오?”

무학이 다시 이르기를,

“빈승도 덕담이 아닌 진실한 농이외다. 돼지새끼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오니다.”

즉 이성계는 돼지새끼이며, 무학 자신은 부처라는 애기다.

돼지를 돼지로 보고 부처를 부처로 보는 혜안이 수행자가 추구하는 본질적인 삶이다

삼십년 세월동안 부처님 탁자밥을 내려 먹으며 만난 수 많은 기이한 인연 가운데 아직도 부처인지? 돼지인지? 식별이 불가한 인물이 있으니 출가 대장부이신 성공당인데,

그가 줄기차게 즐기는 골동 보이차 빛깔처럼 늘 몽타쥬가 흙빛 에다가 몸집은 0.1톤이 넘어 100Kg 를 육박하니 영락없는 멧돼지 형상이라.

십수년 전 조계종 감찰 기구인 호법부에서의 추억과 잠시 인연이 있어 인사동 나까마계를 섭렵하기도 하며 때로는 외국을 드나드는 방황도 같이하였지.

어느날은 조선의 태조임금 금상마마 흉내 좀 내어 나도 그에게 젊잖게 한마디를 일러 보았다네.

“형님은 꼭 멧돼지처럼 생겨 먹었수.”

단 일초의 공백도 없이 날아드는 공격적인 비수匕首라 해야 하나. 이는 선종사에 길이 남은

조주의 할이던가, 덕산의 방이던가.

성공당은 즉각 숨 쉴 틈도 없이 반격하여 이르기를

“그래 그럼 멧돼지 맛 좀 볼려?”

앗 뜨거! 이 화상和尙이 이런 화상이요, 모든 것이 즉설주왈卽說呪曰이며 행동하는 주먹이외다.

조계종의 비공식 행동대장이어야 마땅하다고, 정모시기라는 되먹지 못한 국개의원 자슥 나부랭이며, 뭔 음식 칼럼인가를 쓴다는 개 잡부 몰골의 녀석도 잘못 걸려들어 임자를 제대로 만나는구나.

의기義妓 논개 여장부께서 왜놈 적장을 끌어 안고 촉석루 남강에 풍덩하여 일당백一當百으로 조선 여인의 기개를 보인 절개와 충절이 깃든 유서깊은 고도古都 진주땅의 머슴처럼 허름하게 생겨먹은 시장 녀석쯤은 메가지를 잡고 마구 흔들어댄 전력도 있으며,

시청앞에 미등록 사설사암 창건주로 천막법당에 부처님을 모셔놓고 중앙의 종단과는 전혀 무관한 천막 정사인, 일명 ‘시청사’ 자임自任 주지로 “시민을 물로 보는 개시장 새끼는 썩 물러가라”던 그 낭낭하고 청아한(?) 고성염불高聲念佛이 아직도 쩌렁쩌렁하며, 똑바로 시정市政이나 잘하라던, 그 깨우침의 천둥소리가 진주고을에 아예 전설처럼 번졌더라는데.

이제는 환갑도, 진갑도 다되어서, 그것도 죽으니, 죽는 것도 결코 두렵지 않아 간뎅이가 눈덩이처럼 부어서, 국정國政을 논하는 의원 나리 쯤은 생짜배기로 보여서인가.

최고 권력자 부랄이라도 그쯤은 물고 늘어질 기세로, 큰 사발꾼 몽니장이가 일찌기 필자가 능히 헤아린 대한불교 장자 종단의, 전 사회부장 이시며 현 문화부장이신 성공스님 이외다.

비록 그의 자호自號는 맹탕이지만 완전 맹탕은 아니라는 것.

뱃짱 또한 두둑하고 뜻이 맞거나, 동질감이 느껴지는 예인藝人이나 다우茶友를 만나면 주머니 몇푼 쌈짓돈까지 털털 다 꺼내 주고 차비도 없이 십리 길 걸어가는 달디단 설탕물 같은 맹물이기도 하며, 그 행님과 나는 특별히 물을 좋아하는 공통점이 있지만, 차이점이 조금 있다면 성공당은 늘 정신을 맑게 깨어주는 반야탕般若湯을 애호하지만, 한때나마 필자는 미칠 광차狂茶를 가끔 들이키다 머나먼 ‘절해고도絕海孤島’에서 외로움을 안주 삼아 정신력을 수양하며 면벽수도를 적당히 한 바 있으니, 이제는 예전의 그의 손바닥처럼 두툼하였던 지난날의 푸근한 정을 한껏 나누며, 서로가 고독한 수도승首都僧으로 또 한철을 토닥거리며 살아야 하니, 고무줄처럼 질긴 인연이 아닐 수가 없다.

그런데 사실은 그의 속가 부친께서 어릴 적 한참 먹성이 넘치던 그의 형제들에게 이렇게 일갈 하셨다네.

“차라리 돼지 새끼를 키우지, 너희들처럼 많이 먹어대는 놈들은 도저히 키울 수가 없다”고.

탄탄(불교 중앙 박물관장, 적조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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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태 2022-03-15 15:47:39
큰스님 좋은글 너무 너무 감사삽니다
건강잘챙기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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