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바다 새와 직원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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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바다 새와 직원사랑
  •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 승인 2022.02.14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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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莊子)의 지락(至樂) 편에서 바다 새의 불행을 말합니다.

옛날 바다 새가 노나라 서울 밖에 날아와 앉았습니다. 노나라 임금은 이 새를 친히 잡아 종묘 안으로 데리고 와 술을 권하고, 아름다운 궁중 음악을 들려주고, 소와 돼지, 양을 잡아 대접하였습니다. 그러나 새는 어리둥절하여 슬퍼하기만 할 뿐, 고기 한점 먹지 않고 사흘 만에 죽었습니다.

노나라 임금은 새를 사랑한 나머지 새가 좋아하는 방법이 아닌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식대로 사랑하여 죽게 만들었습니다.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바다 새를 궁궐에서 키울 것이 아니라 자연에 풀어주어야 합니다. 누군가를 사랑하기에 앞서 그가 누구이며,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기업의 경영 주체는 누구입니까? 경영은 어디까지나 경영자나 고위 관리자들이 하고, 종업원들은 그저 기계나 단순 도구처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 주주나 고객의 만족을 목표로 삼을 수가 있습니다.

농협 경영의 중심은 조합장이나 조합원, 고객이 아니라 바로 조합의 직원입니다. 직원들이 신나서 자발적으로 일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여야만 경영이 성공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주요 실적을 분석 해보면 조합원은 10%, 조합원이 아닌 일반인이 90% 경영에 기여합니다. 비조합원의 참여는 오로지 직원들의 열정에 달려 있습니다.

선진국 기업들은 ‘직원 만족 경영’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요란한 광고나 홍보를 하면서 직원들에게 피와 땀을 강조하는 것은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직원들의 건의나 불만사항을 적극 수용하고 즐겁고 재미있게 일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줍니다.

‘무한 경쟁시대다’ ‘경영혁신이다’ 하면서 비장한 각오나 엄숙한 표정 대신에 ‘즐겁게 일하라’ ‘신나게 일하자’ ‘웃으면서 일하자’라고 말하는 회사가 좋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관중(管仲)

춘추시대 제나라의 유명한 재상 관중(管仲)이 말년에 지난날을 돌아보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나라를 경영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힘들게 하거나 원한을 샀다고 하면서 자신은 언제 봄바람처럼 따뜻하게 사람들을 대한 적이 있었던가?(春風風人) 아니면 언제 여름 비처럼 시원하게 사람들을 적셔 준 적이 있는가 후회하며 한탄하였습니다.

노나라 임금이 바다 새를 본성인 새처럼 사랑하지 않고, 일방적인 사랑을 한 것처럼 직원들의 성향이나 의견을 무시하고 편견이나 선입관을 가지고 짝사랑만 하지는 안 했는지 살펴보고, 직원들을 대할 때 봄바람처럼 마음을 다해 부드러운 말과 따뜻한 손길을 주었는지 반성해 봅니다.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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