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사랑방] 나의 한국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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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사랑방] 나의 한국생활
  • 응우엔티프엉(베트남)
  • 승인 2022.02.2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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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다문화가족사랑회와 함께 하는 ‘결혼이주여성 한국생활 정착기’(116)

안녕하세요. 저는 베트남에서 온 응우엔티프엉입니다.

한국에 온 지 벌써 3년의 시간이 흘러갔고 대전에서 남편, 세 살 된 딸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11달에는 둘째가 태어납니다.

한국에 오기 전에 베트남에서 한국 영화를 봤었습니다. 한국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다 있어서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특히 하얀 눈으로 눈사람을 만드는 게 정말 재밌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왔을 때 말을 못 하고 혼자 다닐 수 없어서 너무 답답했습니다. 또 한국 음식을 거의 못 먹고 계란과 오이만 먹었습니다. 시어머니와 같이 살았는데 남편이 일 때문에 일주일에 한번 집에 와서 더 힘들었습니다.

배재대학교에서 2달 한국어 공부를 했는데 임신한 줄도 모르고 힘든 것을 참았습니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40분 정도 배재대학교 언덕을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걸었습니다. 조금만 먹어도 토를 계속해서 남편에게 얘기하고 병원에 가보니 임신한 것을 알았습니다. 임신을 해서 몸이 너무 힘들고 학교가 멀어서 걷질 못해 남편에게 학교에 가기 어렵다 얘기했더니 남편이 다른 사람들한테 물어보고 집 가까운 곳에 있는 다문화 센터를 알았고 다음날 남편과 같이 중구 다문화 센터에 가서 다시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딸을 낳고 아이가 5개월 됐을 때 아기를 데리고 다시 다문화 센터에 공부를 하려고 갔습니다. 하지만 아기 때문에 도저히 센터에서 공부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6개월이 됐을 때 다문화 센터에서 오신 한국어 선생님과 집에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시장에 갔을 때 사장님이 물건값을 말하면 “깎아 주세요.”라는 말을 못 해 그대로 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값도 잘 깎고 아기 병원도 혼자 갑니다. 의사 선생님이 말한 단어를 모르면 집에 와서 꼭 찾아봅니다. 우리 집 벽에는 단어를 쓴 종이가 많이 붙어 있습니다. 선생님이 많이 가르쳐 주셔서 한국말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딸 다희가 11개월이 돼서 어린이집에 다녀서 시간이 있었지만 집에 좋지 않은 일이 생겼습니다. 공부도 하고 시어머니 간호 때문에 시간이 없지만 딸을 재우고 늦은 밤까지 공부를 합니다.

한국에서 즐거운 시간도 슬픈 시간도 있었습니다. 가장 마음이 아팠던 것은 올해 시어머니께서 위암으로 돌아가신 것입니다. 남편과 시어머니 병간호 때문에 말다툼도 많이 있었습니다. 남편도 장애가 있어서 공공 근로를 하며 어렵게 사는데 남편이 어머니 병간호 때문에 경제활동을 하지 못해 생활이 더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남편 몰래 밤늦게 많이 울었고 결혼한 것을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어를 잘 못해서 시어머니가 어디가 아프신지 남편이 매일 시어머니와 병원에 가야 하는지 잘 이해를 못 했습니다. 저는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없었고 딸과 함께 남편을 많이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났고 올해 4월에 시어머니께서 돌아가셨습니다. 남편이 어머니가 오래 못 사신다는 말이 맞았고 저는 시어머니께 해드린 게 많이 없어서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제가 부족한 게 많아서 딸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지난달에 토픽 3급에 합격했습니다. 이제 저에게는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싶은 꿈도 생겼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일을 못하고 있어 더 힘들었습니다. 저는 한국에 올 때부터 계속 공부했지만 아직은 남편한테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거 같아서 미안합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하고 아르바이트해서 남편과 열심히 돈 벌어 우리 딸과 배속에 있는 아들 행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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