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이른 봄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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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이른 봄의 꿈
  •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 승인 2022.03.07 15:1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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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영화 중에 《쇼생크 탈출》이 있습니다. 주인공 앤디는 억울한 살인 누명을 쓰고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합니다.

그에게 희망은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그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습니다. 모범수인 그는 축음기를 이용하여 교도소 내에 음악을 들려줍니다. 적막한 교도소 마당에 마치 저녁 산들바람이 부드럽게 물결처럼 흐릅니다.

부드럽고 감미로운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아리아가 절망으로 마음이 오그라든 죄수들을 두꺼운 삭막함을 벗기고 감정의 해방을 느끼게 합니다.

길고 긴 겨울이었습니다.

참 오랫동안 겨울산속 나무에게 희망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동안 힘을 키우고 잘 견디어 냈습니다.

종달새 나는 화창한 봄날 아침을 그려봅니다. 계절은 겨울에 죽지 않고 살아난 만물에게 희망을 선물합니다. 살아남은 자들은 희망을 말할 자격이 있습니다.

아직 겨울이 물러가지는 안 했습니다. 먼동이 트기 전에 육중한 장닭이 자신의 홰에 올라가 활기차게 목소리를 뽐냅니다. 모든 힘을 모아 자연들을 겨울 잠에서 깨웁니다.

새봄에는 새로운 마음과 새로운 힘으로 출발합니다. 자연도 이른 봄에 최선의 모습을 드러냅니다. 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ᆢ1년의 이모저모가 결정됩니다.

우리 농협 농자재 파는 창구는 조합원들로 북적이고 있습니다. 도시농부들은 상추 씨앗을 뿌리려고 조그마한 텃밭에 굉이를 가지고 고랑을 파놓고 봄비 내리는 그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쩌다 한순간 딴 세상이 보이는 이른 봄,

나는 쬐금만 더 머물다 가고 싶습니다.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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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2022-03-12 19:54:34
봄봄봄 봄이왔어요♡
봄은 꿈이요~ 행복입니다.

새로운 마음, 각오로
풍년농사를 꿈꾸며,

그냥...
아무런 이유도없이
몸도 마음도 분주하고
콧노래가 절로 납니다.
봄이라서~~

곱배기 2022-03-09 15:14:51
쬐금만 머물다 가신다고 하셨는데 봄의 기운을 많이 남겨 주셨습니다.
조합장님의 글은 다시 일어나게 하는 힘을 주시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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