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물에 빠져 허우적 꺼릴때
죽을고비 있었지
깊은 곳에 풍덩 빠져
꼴깍꼴깍 물을 마실 때
염라대왕 저승사자 가까이 다가와 있을 때
어린 내가 죽으면
엄마는 어쩌라고
개헤염 잘 치던 동네 형들이 구해줬지
"야 임마 장난 인 줄 알았쨚여"
하고 구해 주었지
손가락 약지 한 마디를 잘라 먹질 않았나
초년을 지나 중년에 이르러서
차가 반파되도록 큰 교통 사고도
세번이었지
두번은 내가 냅다 박고
한번은 정지해 있는 중대형 트럭이 내뒤를 쿵하고 박았고
그 이후에도 크고 작은 여러번의 사고를 겪고 난 뒤
가끔은 공포스런 영화를 보면
겁쟁이가 되어
손에 땀이 나고
식은 땀이 저절로 난 적이 있네
까짓꺼 허접한 가진것이 얼마 안되니
훌훌 홀가분은 하지만
써보지도 않고 아껴둔 몇개의 물건이며
그림 몇점
펜 몇개
술 몇병
하긴 그 누가 슬피 울어 주려나
정승집 개가 죽으면 문상객이 넘쳐도
정작 정승이 죽으면
초라한 상갓집
어제 어느분의 말씀이 가슴에 절절하네
일본의 어느 쇼군인가 다이묘의 마지막 말이었나
"인생도 저 지는 벚꽃처럼 짧고 허무 하거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