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의 이야기 발전소 ‘신동엽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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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의 이야기 발전소 ‘신동엽문학관’
  • 양민규 기자
  • 승인 2022.05.3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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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문학관 전경
신동엽문학관 전경

신동엽문학관이 백제와 현대를 잇는 부여의 '이야기 발전소'로 주목받고 있다.

부여군청에서 2분쯤 걸어가면 찾아갈 수 있는 곳에 자리한 신동엽문학관은 생가와 마을, 작품이 구상된 실제 장소들 속에 있다. 1960년대까지 신동엽 시인(1930~1969)이 실제 활동하던 삶의 무대이자 문학적으로 의미 있는 일들이 펼쳐지던 공간이다. 그가 늘 산책하던 곳이면서 그 발자국이 쌓여 길이 된 곳이 ‘신동엽길’로 조성돼 있다. 시인을 추억할 수 있는 육필원고와 유품, 자료들도 완비된 상태다.

신동엽 시인은 부여에서 나고 자라면서 백제와 부여를 끝까지 놓치지 않고 작품에 되살렸다는 점에서 오늘날 부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일깨워주는 바가 크다. 그의 시에는 스토리가 깃든 백제와 부여가 감성적으로 격조 높게 담겨 있기 때문이다. 시인에게 부여는 ‘백제고도’ ‘농경문화’ ‘대안문명’ 등 부여가 지향하고 있는 3가지가 한데 모인 곳이다. 시인은 백제의 숨결과 꿈, 대지로의 귀환 등 부여가 지닌 의미를 시에 전부 녹여냈다.

시인의 정신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신동엽문학관은 건축학적으로도 의미가 깊다.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승효상의 작품으로 건물 2층 전체가 공원처럼 열린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컨테이너를 연상시키는 세 개의 콘크리트 박스가 1층과 연결돼 문학관 모퉁이를 자연스럽게 따라 걷다 보면 2층 옥상정원에 도착하게 된다. 산과 언덕을 오르는 느낌을 받으며 길을 따라가면 건물 위에 서 있게 되고, 걸어 내려오면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뫼비우스의 띠가 건축을 구성하는 중심 동선이다. 시인의 <산에 언덕에>를 콘셉트로 잡았다고 한다.

문학관을 두르고 있는 이름난 예술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신동엽문학관 방문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묘미다. △구본주의 <쉿 저기 신동엽이 있다> <시인의 언덕> △나규환의 <바람의 경전> △박영균의 <언제까지나 살며 있는 것이다> <진달래 산천> <발자국이 쌓여 길이 되었다> <궁궁을을(弓弓乙乙)> △전미영의 <금강에 앉다> △임옥상의 <시의 깃발>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임옥상은 부여 출신 화가로 설치미술 <시의 깃발>은 신동엽 시가 바람에 나부끼는 형상을 독창적인 방식으로 보여준다.

한편 신동엽문학관은 2013년 개관했으며, 2020년에는 신동엽길이 조성되어 전국에서 시인을 만나기 위한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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