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동 연산의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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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동 연산의 묘
  • 탄탄(불교중앙박물관장, 적조사 주지)
  • 승인 2022.06.0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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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방학동 어드메
연산군 묘를 찾아 보았네

입장시간을 넘겨 아쉽게도
500살도 넘은 은행나무의 늠름한 기상만을 상기하다가

아  내가 죽어서
이땅을 떠났을 때에도
이땅에서 굳세게 생을 견디고 있어 줄 은행나무여

어둠이 자욱해지는
공원의 한켠에서는
음용가능한 맑은 샘물이
수 백년을 넘겨서도 끊임없이 졸졸 흐르고

파평윤씨들의 집성촌 이었던 곳에는 이제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지만,

더 없이 좋은 풍광을 갖춘 이곳을
이제야 맛을보여 주다니,
홀로 비장하여 둔채 수 차례 탐방을 하고도 감추어 두고는
맛난 장어나 자시러
살짜기 드나 드셨을
밥사계의 존장이신
박찬효 회장님은 뜬금없이 
"내 조상님과 도타웁게 정을 나눈 조상이 함께 하였으리라"
이런 생각이 불현듯
내 기억의 DNA에 바짝 다가서는 기라,

그도 아님, 내 전생의 스승이나 벗 이었을지도...

어쩌면 또한 추측하건데,
당시에 관복을 입고 있었다면
임금의 천천세를 부를때에
나는 북방을 지키던 무반으로
한 귀퉁이 말석에 있었을테고,
그 분은 문반이었을 터이며,
아마도 나 보다 서너 품계가 높아서
하늘처럼 높아 보이기도 하였으리라,

연산군의 조모는 내훈의 저자 인수대비 청주 한씨로 일설에 희빈 장씨께서
질투가 심하여
성종의 용안을 할퀴어
폐서인하였다 하니,
훗날 임금이 될 어린 아들을
남겨둔채
사약 한사발을 벌컥 들이키며
세상을 하직하고야 마는데...

오뉴월에도 서리 내린다는 여인의 한 이 구비 구비 서린
역사의 뒤안 길을 더듬어 보니,
예나 지금이나 고부간의 갈등과 여인네들의 암투는
구중궁궐조차도 우리네 무수한 저자의 백패들 사는 모습과 거의 동일하여 진배가 없음이라 

훗날 임금 연산이 관을 도끼로 부수고
부관참시 하여서
무덤에서 시신을 꺼내어
여러 토막을 내고도 
분이 풀리지 않아
분쇄하여 뼈가루를 바람에 날려 버렸다는 상당군 한명희는 청주한씨 충성공파의 파조이다

동행한 여러 일행중 한 어여쁜 우바새의
그 조상님이 꼭 맞다

오백살 은행나무는
단풍이 들기전 신록이 거의 다 가기전
늦지 말고 꼭 한 번을 더 오라며
단아한 죽비소리로 청량히 일깨워 주네

탄탄(불교 중앙 박물관장, 적조사 주지)
탄탄(불교 중앙 박물관장, 적조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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