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을 수 없는 중독성이 있어서 수학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노벨상보다 타기 힘들다는 국제 수학자회의에서 4년마다 주는 필즈(Fields) 상을 받은 허준이(1983-) 미국 프린스턴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타고난 재능이나 지능지수(IQ)가 뛰어난 수학 천재라기보다는 그에게 보통 사람과는 다른 열정과 끈기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 1934- )의 《몰입의 즐거움》이라는 책에서 자신이 하는 일을 삶 전체로 끌어올려 행복한 삶의 토대로 삼게끔 조언을 합니다.
일 자체가 좋아서 그 일을 경험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될 때와 자기가 하는 일에 완전히 빨려 들어가서 그것을 즐기는 동안은 다른 것을 하고 싶은 생각이 눈곱만큼도 들지 않는 경험이 있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울러 자신이 열정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삶에 뛰어든 사람은 일을 하는 것 자체가 이미 보상이 되기에 물질적 수혜라든가 쾌감, 권력, 명예 같은 별도의 보상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1993년에 개봉된 해롤드 래미스(1944-2014) 감독의 《사랑의 블랙홀》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에 대하여 어떻게 살아가야 되는가에 대하여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기상 캐스터인 필은 어김없이 매일 6시 아침에 일어나는 일상에 지루한 나머지 악동의 기지를 발휘하여 여자를 유혹하거나 고급 승용차를 구입하고, 범죄를 저지르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하지만 생각을 바꾸어 남을 배려하는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을 하자 그토록 원했던 ‘내일’을 기대하는 아주 큰 변화를 가져옵니다.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보낸 결과입니다.
평생 병마에 시달리는 병약함에도 감사한 마음으로 살았던 니체(Nietzsche 1844-1900)는 운명애(運命愛)에서 충실한 삶을 살아가려면 어떤 자세가 필요한가를 이렇게 말합니다.
“불가피한 것을 견디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사랑할 줄 아는 태도이다. 나는 피치 못할 일을 아름답게 받아들이는 법을 자꾸자꾸 배우고 싶다. 그럼 나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인생에 가벼운 순간이나 사소한 순간은 없습니다. 어느 성공한 사업가는 “한 평생 단 일분도 쉬지 않고 일했고, 단 하루도 일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일한 적이 없었다”라고 말합니다.
이제 조합장 4년 임기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나는 단지 직업으로 조합장을 하는 것인지, 일이 좋아서 기쁜 마음으로 열정적으로 일하는지 자문합니다. 그리고 매일 스스로를 돌아보는 기준으로 아침에 일어나 설레는 마음으로 출근하고 오늘 하루 얼마나 많은 조합원에게 소소한 기쁨이라도 주었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