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야생식물들은 알고 보면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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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야생식물들은 알고 보면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느낌입니다
  •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 승인 2022.08.09 17:5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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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한 삶을 사는 인간은 어떤 색일까요?

산이나 들에서 저절로 나서 자라는 식물들은 알고 보면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느낌입니다. 야생식물에서 가장 다채롭게 색을 내는 부분은 꽃과 열매입니다.

꽃의 화려한 몸짓은 나비나 벌이 날아와 새로운 탄생을 돕게 끌어들이고 열매 씨앗의 이동을 도와줄 새나 동물을 유혹하기 위해서입니다.

벌은 유채꽃 같은 노란색, 나비와 새는 붉은색을 좋아합니다. 가을에 열매가 붉은색을 띠는 이유는 초록색과 다른 색으로 눈 오는 겨울에도 눈에 쉽게 보여 새들의 먹이로 유혹하여 멀리 씨앗을 퍼뜨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농촌에서 농사짓는 50대 이후 조합원들을 보면 인생 초기에 계획한 대로 굴러가는 것이 아니라는 느낌이 듭니다.

시골에서 태어나 도회지(都會地)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졸업 후 이 일 저 일을 해보니 마음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거의 바닥까지 가서야 믿을 곳은 부모님이고 고향이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향에 와서 돈이 된다는 작물을 이것저것 해봅니다. 오이도, 호박도, 토마토도, 딸기도 심어보지만 여기서도 성공보다는 실패가 많았습니다.

어느새 최선의 선택보다는 그보다 낮은 방법을 선택하고 거기에 희망을 걸고 삽니다. 현실적으로 힘에 부치지 않고, 알고 있는 농법으로 그곳의 토양이나 기후에 알맞은 작물을 선택합니다.

이제 그 길이 자신의 길이 되었습니다. 조금씩 어긋났지만 거기에 마음을 두는 것입니다.

영화 속의 삶과 다르게 파란만장한 삶을 사는 인간은 야생식물과 다르게 어떤 색일까요? 우리에게 언제 삶이 위기가 아닐 때가 있었나요? 위기의 삶만이 인간다운 삶입니다.

인간은 무슨 색이든 물들 수 있는 흰색입니다. 인생의 불안한 시기를 지혜롭게 잘 넘기는 것은 사실상 힘듭니다. 서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차선을 택하는 것입니다. 개개인의 삶에 따라 여러 색이 입혀지면서 각자 개성있는 색깔로 변하게 됩니다.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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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배기 2022-08-21 05:54:38
신은 참으로 현명합니다.
생물에게는 최선을 다 하도록 존엄성을 부여했으니 말입니다.
주어진 삶에 활력을 불어 넣어 주시는 힘을 얻습니다.

유유자적 2022-08-17 05:16:45
인간은 변화하는 주변환경에 잘 적응하도록 되어 있어
언제든지 변할 준비가 되어 있는것 같습니다.
조합장님 말씀처럼 횐색을요
고향이 포근하긴 한데 경제활동 하기엔 2프로 부족하여 차선책이
될 수 밖에 없을것 같습니다

마중물 2022-08-09 23:53:39
식물도....
동물도...
인간도...
하나의 자연이잖아요~

모두가 진화론적으로 탄생한 생물들 중 하나로
지구에서 한자리씩 차지하고 있는 동등한 존재인데,
인간은 각자의 방법론적 색깔이야 다르겠지만,
야생식물들처럼...
살기위해 최선을 다하는것 만큼은
다를바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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