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태어나서 평생에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이 무엇일까. 김치를 제외하고는 두부와 된장이 아닐까? 그러나 어린 시절 어머니가 맷돌에 콩을 갈고, 가마솥에 장작불을 지펴서 만들어주시던 뜨끈한 두부 맛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이젠 얼마나 될까? 공장에서 찍어 나오는 두부의 맛이 두부 맛인 줄 알고 먹고 있는 요즈음, 장인정신 하나로 온 가족이 뭉쳐서 온전한 두부를 만드는 일에 열정을 다하고 있는 “두부집”을 소개한다.
“두부집”은 최재성 대표를 비롯한 온 가족이 두부에 대해 애정으로 똘똘 뭉쳐 있다. 이십여 년 동안 질 좋은 국산 콩을 고르는 일에서부터 펄펄 끓는 콩물을 저어 두부를 만드는 일까지, 손이 많이 가는 전 과정을 모두 직접 해오고 있다.
신성동과 정림동에서도 두부집(정림동 상호는 아름돌)을 오래 했었지만, 좋은 시설에서 제대로 만들고 싶다는 바램으로 이곳 노은동에 자리 잡은 지 3년째이다. 이곳에서 청국장을 띄울 수 있는 설비와 두부를 만드는 시설을 제대로 만들어서 더욱 두부의 맛에 공을 들이고 있다.
청국장을 제대로 만들어 내기까지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맛도 보고 비법도 물어보고 실험도 해가며 지금의 청국장을 만들게 됐다고 한다.
두부집의 청국장은 냄새가 심하지 않다. 좋은 조건에서 잘 띄워진 청국장은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집에서 청국장을 띄우면 바실러스균뿐이 아니라 온갖 잡균들이 같이 들어가서 냄새가 심한 거라고 귀띔한다.
두부위에 깨라도 뿌려달라는 제안도 거절하며 내온 두부이다. 한모에 12,000원이라는 가격에 깜짝 놀라는 사람도 있지만, 질 좋은 국산 콩을 쓰고 온갖 정성을 다한 음식에 매긴 진정한 가치를 아는 손님은 감사하며 드신다고. 최대표는 두부에 양념장을 찍지 않고 두부만 먹어보길 권한다. 진짜 두부의 고소한 맛을 느껴보라는 것이다. 직접 맛을 보니 정말 간이 없어도 고소하면서 달달한 맛이다. 요즘 아이들이 이런 맛을 알까?
최 대표는 요즘 아이들이 인스턴트 맛에 길드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한다. 학교에서 급식으로 청국장 같은 게 나오면 밥 안 먹는 날이고, 돈가스나 햄 같은 게 나오면 반찬이 잘 나왔다고 밥을 잘 먹는 날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길든 입맛으로 어떻게 우리 음식의 가치를 알아볼 수 있을지 염려스럽다고.
너무 많은 손님이 오는 것도 반갑지 않다는 뜻밖의 말이다. 손님이 너무 많이 오시면 두부를 대량으로 만들어내야 하는데, 그러면 한결같은 맛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서란다.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진행되는 만큼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만들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이 정성과 맛을 알아주시는 손님이 오셔서 맛있게 드셔주실 때 가장 보람 있다고
가장 흔한 식품이지만, 알고 보니 그 어느 음식보다 가장 많은 정성이 들어가야 진짜 맛을 낼 수 있는 것이 바로 두부라는 걸 알았다. 최재성 대표와 그 가족들이 만들어 놓은 이 맛을 오래오래 맛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두부집] • Add _ 대전광역시 유성구 노은동 535-11 • TEL _ 042-862-2033 • 매일_ AM 10:00 ~ PM 20:00 (명절당일휴무) • 주차장 있음 |